현대자동차그룹의 철도차량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이 세계 최초로 복잡하고 굴곡진 도심 지역에서도 열차가 다닐 수 있는 주행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대로템, 급커브 주행 시스템 첫 개발
현대로템은 5년간의 연구 끝에 곡선 반경이 15m에 불과한 급곡선 노선을 운행할 수 있는 저상형 주행장치(사진)를 개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주행장치란 열차의 차체를 지지하면서 차량의 주행을 담당하는 주요 장치를 가리킨다. 열차의 바퀴에 해당하는 차륜과 차축 등으로 구성된다.

이제까지 주행장치는 열차의 곡선 반경이 25m 이상인 노선에서만 주행할 수 있다. 도심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철도 노선 수립에 한계가 적지 않았다. 급하게 구부러지는 구간에는 철로 신설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주행장치는 최소 곡선 반경이 15m로 줄면서 복잡한 도심에서도 일반도로와 나란히 열차가 주행할 수 있고 건설비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개발된 급곡선 주행장치는 차륜과 선로가 맞닿는 압력을 기존 장치보다 30% 이상 줄여 소음이 적고 차륜·선로의 수명도 연장할 수 있다. 아울러 열차의 차체 높이를 낮춰 인도와 열차 탑승구가 같은 높이에 놓이는 저상화 모델로 개발했다. 휠체어 등을 타고 다니는 교통약자가 이용하기에 편리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소음을 줄이고 급격한 곡선에서도 운영이 가능해 트램과 같은 도시철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