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지도부와 만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고용부 장관이 법외노조인 전교조 지도부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만나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 장관은 이날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 등 전교조 지도부와 현안 간담회를 하고 “저는 전교조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며 “전교조와 관련해 제가 들어야 할 역할이 있다면 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 장관과 전교조가 만난 것은 2014년 이기권 전 고용부 장관 때가 마지막이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10월 고용부로부터 ‘교원노조법상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법외노조 취소를 요구하며 대규모 연가·조퇴 투쟁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교조는 여러 차례 고용부에 면담을 요청했다. 면담 요청 공문을 보낸 것만 다섯 차례다. 이날 면담은 이달 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한 조 위원장이 김 장관에게 면담을 재차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위원장은 “고용부가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반적인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직권취소 입장을 밝혀주시면 좋지만 안 되면 늦어도 이달 안에는 전교조가 법적 지위를 회복하도록 일정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고용부 장관과 전교조 간 첫 면담이 성사되자 전교조 법외노조와 관련한 정부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정부는 전교조 지위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전교조가 제기한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행정소송 사건은 2년4개월 넘게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