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피터팬 증후군은 중소기업이 규제를 피하고 계속 지원받기 위해 대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꺼리는 현상을 말한다. 프랑스는 또 ‘원스톱’ 법인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마크롱, 中企 '피터팬 증후군' 고친다
프랑스 재무부는 1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제 성장과 기업 혁신을 위한 실행계획 법안’을 발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혁 및 기업규제 완화 정책과 관련한 핵심 법안 중 하나다.

종업원 수에 따른 기업 구분을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이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종업원 수 10명·20명·25명·100명·150명·200명 미만, 200명 이상으로 나눠 기업에 대한 지원 및 규제를 달리하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정부 지원은 줄어들고 세금 등 각종 부담은 늘어난다.

앞으로는 이 기준을 종업원 11명·50명·250명 미만, 250명 이상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종업원 200명 이하 기업이 규제에 대한 걱정 없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패트릭 아르투스 나티시스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프랑스 경제의 문제점”이라며 “종업원 기준 변경이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단계를 거쳐야 하는 법인 설립 절차도 대폭 줄여 인터넷을 통해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소기업에 대해선 감사와 파산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지역별 수출 상담 센터를 설치하는 등 수출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공항·에너지·복권 관련 공기업의 지분 매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프랑스 정부는 공기업 지분을 팔아 최대 150억유로의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국가 전략산업에 대해선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호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드론, 로봇 등이 대상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경제 성장의 장애물을 없애기 위한 전면적이고 일관성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정책은 국내총생산(GDP)을 장기적으로 1%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