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증권사 박정우 매크로 담당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그간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약세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1주일간 상승 추세가 가팔라지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게 됐다"며 "이처럼 최근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상쇄한 북미정상회담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라는 재료가 단기적으로 소멸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여기에다 북미정상회담 직후 열린 6월 통화정책회의(FOMC)에서 다소 매파적인 미 중앙은행(Fed)의 스탠스 역시 달러화 강세를 연장시키며 신흥국 통화의 전반적인 약세를 가져 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주에 다시 불거진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의 영향 역시 중국보다 한국경제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박 연구원은 판단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결국 달러화 강세 영향을 지연시킨 재료가 소멸되면서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라는 것. 따라서 원화의 추세적인 약세 흐름은 아니라고 박 연구원은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비록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작년 하반기 고점인 1140~1150원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우선 신흥국 자금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갈수록 달러화 강세 흐름도 약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2분기(4~6월) 중 달러화 강세의 경우 미국의 '나홀로 호황' 결과물이고, 2분기 이후 3분기부터 유럽과 중국 경기의 반등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는 분기말과 3분기 초로 넘어가면서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특히 "조만간 유럽 경기 반등 모멘텀(동력)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향후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미국의 독주는 점차 누그러지는 모양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는 원화 약세가 강화되기보다 일시적인 오버슈팅 이후 다시 하락하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1080~1115원 범위에서 등락 이후 3분기에는 105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