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뷰어] "잘 들리긴 하는데 음질은 글쎄"…소니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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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주변 소리를 동시에
편리하고 안정감 있는 착용감
고개 움직여 다양한 기능 콘트롤
블루투스 핸즈프리 수준 음질 아쉬워
편리하고 안정감 있는 착용감
고개 움직여 다양한 기능 콘트롤
블루투스 핸즈프리 수준 음질 아쉬워
<옥석 가리기, '블랙리뷰어'는 전자 제품 전문 리뷰입니다. 소비자 관점을 장착한 한국경제·한경닷컴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솔직하게 평가합니다. 제 돈내고 사려는 제품의 제 값을 매기는 게 목표입니다. 전자 관련 소비재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지만, 때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에도 접근합니다.- 편집자 주>
<소니의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출고가는 34만9000원. 오픈 디자인을 채택한 새로운 컨셉의 무선 이어폰이다. 감정가는 28만원. 혁신적인 기능이 적용됐지만 효용성이 높진 않다. 특히 귓불을 감싸는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소니가 특이하게 생긴 무선 이어폰을 내놨다. 이름은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출고가는 34만9000원이다. 2008년부터 소니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브랜드(엑스페리아·XPERIA)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일까. 음악 감상보단 통화 기능에 특화된 느낌이다.
무게는 한 쪽당 10.6g으로 가볍다. 귀에 걸쳤을 때 부담 없는 수준이다. 다만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귓불을 감싸는 형식으로 착용하다 보니 타인의 시선이 느껴진다. 애플 이어팟 만큼 주목도가 높다. 제품을 체험하는 2주간 "특이한 걸 끼고 다닌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 부담스러웠다. 눈에 띄는 걸 싫어하는 내성적인 소비자라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음악과 주변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듀얼 리스닝 기술'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제품 광고에 '세상과 소통하다'라는 카피가 사용된 이유다. 고개 움직임을 감지해 통화나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헤드 제스쳐 기능'도 눈길을 끈다. 선이 없는 편리함에서 한 단계 나아갔다. 제품을 처음 착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모델 사진을 보고 따라 썼는데 밀착된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쉽게 벗겨지지 않을까', '잃어버릴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걱정은 우려에 불과했다. 고개를 흔들거나 가볍게 뛰어도 문제 없었다. 오픈형으로 설계돼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본체를 길게 누르면 켜지고, 다시 누르면 꺼진다. 물리적인 버튼은 없다. 스마트폰에 '익스페리아 듀오 이어' 앱을 다운받아 연결하면 끝. 별도의 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다. 손을 대지 않고 콘트롤할 수 있는 스마트 헤드 제스쳐 기능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좌우로 흔들면 거절된다. 음악을 듣고 있는 경우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다음 곡, 왼쪽으로 돌리면 이전 곡으로 넘어간다.
기기 본체를 터치하는 것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위로 쓸어 올리면 볼륨이 커지고 아래로 내리면 작아진다. 탭을 한 번, 두 번, 세 번, 길게 터치할 수 있는데 작동 명령은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주변 소리와 음악(통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듀얼 리스닝 기술은 운전이나 운동을 할 때 빛을 발한다. 주변 소리에 맞춰 자동으로 음향을 조절해주기도 한다. 소니 측의 설명대로 음악과 주변 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러나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옆 좌석에 앉은 아저씨의 목소리, 터널을 지나는 열차 소리 등이 그대로 전달되니 온전히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주변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픈형으로 설계된 탓에 비트음과 저음이 약했다. 유튜브에서 가청 주파수(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20Hz~20kHz)를 검색해 들어봤더니 800Hz 이상이 잘 들리지 않았다. 보급형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니의 세계 최초 방수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무선 이어폰 'WF-SP700N', 뱅앤올룹슨의 'Beoplay E8'과 간단히 비교해봤다. 올해 출시된 최신 무선 이어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컨셉(오픈형과 커널형)과 타깃층이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들었다. 참고로 소니 WF-SP700N과 뱅앤올룹슨 E8의 출고가는 각각 24만9000원, 39만9000원이다.
소니 SP700N의 경우 스포츠용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에 걸맞은 착용감과 내구성을 보여줬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변 소리 모드'는 높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다만 편의성과 장시간 착용에 따른 편안함에서는 듀오가 앞섰다. 음질은 SP700N가 뛰어났지만 커널형 이어폰의 답답함을 오픈형인 듀오가 해결해줬다.
뱅앤올룹슨 E8은 브랜드 명성에 어울리는 고품질 음질을 들려줬다. 가청주파수 테스트 결과 모든 부분이 선명하게 인식됐고 무게도 듀오 보다 가벼웠다. 착용감도 좋았다. 하지만 커널형으로 제작된 만큼 한계는 명확했다. 스마트 기능과 편의성에서 듀오에 밀렸고 배터리 성능도 아쉬움이 남았다. 듀오는 4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우수한 통화감도 보여줬다. 상대방이 무선 이어폰으로 통화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음성 인식도 뛰어났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해보니 대부분의 단어를 무리 없이 인식했다.
가속도·회전·기압·방위·GPS 등을 통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안내하는 데일리 어시스턴트 기능도 흥미로웠다. 구글 캘린더를 연동하자 점심 식사 알람을 자동으로 보내왔다.
운전 중 또는 밤길을 걸는 중 안전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주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오픈형 이어폰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주변에서 벗어나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면 외부 소음을 조절해 귀를 완전히 막아주는 커널형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을 추천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소니가 특이하게 생긴 무선 이어폰을 내놨다. 이름은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 출고가는 34만9000원이다. 2008년부터 소니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브랜드(엑스페리아·XPERIA)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일까. 음악 감상보단 통화 기능에 특화된 느낌이다.
무게는 한 쪽당 10.6g으로 가볍다. 귀에 걸쳤을 때 부담 없는 수준이다. 다만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린다. 귓불을 감싸는 형식으로 착용하다 보니 타인의 시선이 느껴진다. 애플 이어팟 만큼 주목도가 높다. 제품을 체험하는 2주간 "특이한 걸 끼고 다닌다"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 부담스러웠다. 눈에 띄는 걸 싫어하는 내성적인 소비자라면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장 큰 특징은 음악과 주변 소리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듀얼 리스닝 기술'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제품 광고에 '세상과 소통하다'라는 카피가 사용된 이유다. 고개 움직임을 감지해 통화나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는 '스마트 헤드 제스쳐 기능'도 눈길을 끈다. 선이 없는 편리함에서 한 단계 나아갔다. 제품을 처음 착용하는데 애를 먹었다. 모델 사진을 보고 따라 썼는데 밀착된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쉽게 벗겨지지 않을까', '잃어버릴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걱정은 우려에 불과했다. 고개를 흔들거나 가볍게 뛰어도 문제 없었다. 오픈형으로 설계돼 더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본체를 길게 누르면 켜지고, 다시 누르면 꺼진다. 물리적인 버튼은 없다. 스마트폰에 '익스페리아 듀오 이어' 앱을 다운받아 연결하면 끝. 별도의 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다. 손을 대지 않고 콘트롤할 수 있는 스마트 헤드 제스쳐 기능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면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좌우로 흔들면 거절된다. 음악을 듣고 있는 경우에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다음 곡, 왼쪽으로 돌리면 이전 곡으로 넘어간다.
기기 본체를 터치하는 것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위로 쓸어 올리면 볼륨이 커지고 아래로 내리면 작아진다. 탭을 한 번, 두 번, 세 번, 길게 터치할 수 있는데 작동 명령은 사용자가 설정할 수 있다. 주변 소리와 음악(통화)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듀얼 리스닝 기술은 운전이나 운동을 할 때 빛을 발한다. 주변 소리에 맞춰 자동으로 음향을 조절해주기도 한다. 소니 측의 설명대로 음악과 주변 소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러나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옆 좌석에 앉은 아저씨의 목소리, 터널을 지나는 열차 소리 등이 그대로 전달되니 온전히 음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주변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오픈형으로 설계된 탓에 비트음과 저음이 약했다. 유튜브에서 가청 주파수(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20Hz~20kHz)를 검색해 들어봤더니 800Hz 이상이 잘 들리지 않았다. 보급형 블루투스 핸즈프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소니의 세계 최초 방수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무선 이어폰 'WF-SP700N', 뱅앤올룹슨의 'Beoplay E8'과 간단히 비교해봤다. 올해 출시된 최신 무선 이어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컨셉(오픈형과 커널형)과 타깃층이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들었다. 참고로 소니 WF-SP700N과 뱅앤올룹슨 E8의 출고가는 각각 24만9000원, 39만9000원이다.
소니 SP700N의 경우 스포츠용 무선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에 걸맞은 착용감과 내구성을 보여줬다. 이어폰을 착용한 상태에서도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변 소리 모드'는 높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다만 편의성과 장시간 착용에 따른 편안함에서는 듀오가 앞섰다. 음질은 SP700N가 뛰어났지만 커널형 이어폰의 답답함을 오픈형인 듀오가 해결해줬다.
뱅앤올룹슨 E8은 브랜드 명성에 어울리는 고품질 음질을 들려줬다. 가청주파수 테스트 결과 모든 부분이 선명하게 인식됐고 무게도 듀오 보다 가벼웠다. 착용감도 좋았다. 하지만 커널형으로 제작된 만큼 한계는 명확했다. 스마트 기능과 편의성에서 듀오에 밀렸고 배터리 성능도 아쉬움이 남았다. 듀오는 4개의 마이크를 탑재해 우수한 통화감도 보여줬다. 상대방이 무선 이어폰으로 통화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다. 음성 인식도 뛰어났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해보니 대부분의 단어를 무리 없이 인식했다.
가속도·회전·기압·방위·GPS 등을 통해 상황에 맞는 정보를 안내하는 데일리 어시스턴트 기능도 흥미로웠다. 구글 캘린더를 연동하자 점심 식사 알람을 자동으로 보내왔다.
운전 중 또는 밤길을 걸는 중 안전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주변 소리를 함께 들을 수 있는 엑스페리아 이어 듀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오픈형 이어폰의 장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러나 주변에서 벗어나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면 외부 소음을 조절해 귀를 완전히 막아주는 커널형 노이즈 캔슬링 무선 이어폰을 추천한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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