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만 200억"…韓 대작들, 피 터지는 여름 대전
올여름 극장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200억 안팎의 막대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들이 줄줄이 스크린 문을 두드린다.

영화 배급사들은 여름 성수기 시장을 잡기 위해 개봉일 눈치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 대작들의 피 터지는 경쟁은 오는 7월 말 본격적인 막을 열어 8월 하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하는 데다 막강한 티켓파워를 가진 배우들과 감독이 의기투합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랑, '신과함께2', '공작' 중 과연 어떤 대작이 흥행 축포를 쏘게 될지 영화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포인트를 미리 짚어봤다.

◇ 극강 비주얼 담은 한반도 SF '인랑'
"제작비만 200억"…韓 대작들, 피 터지는 여름 대전
김지운 감독의 신작 '인랑'은 세 작품 중 가장 먼저 관객에 선보인다. 개봉일은 7월 25일이다.

'인랑'은 일본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작품으로, 순 제작비만 190억원,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200억 원 가량이 투입된 대작이다.

배경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권력기관 간의 대결 속 늑대라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이 펼치는 활약을 그린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악마를 보았다'(2010), '밀정'(2016) 등 감각적인 연출력을 펼쳐온 김지운 감독의 작품인 데다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등 쟁쟁한 스타들이 참여해 기대가 크다.

또한 최근 북한과의 관계가 큰 관심사인 만큼 영화에서 남북통일을 앞둔 상황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 '신과함께2', 한국 최초 쌍천만 시리즈물 등극하나
"제작비만 200억"…韓 대작들, 피 터지는 여름 대전
여름 대전에 나선 대작들 중 가장 주목받는 화제작은 단연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다. 8월 1일 개봉을 확정 지은 상태.

앞서 '신과함께' 시리즈는 국내 최초 1, 2편 동시 제작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1편 '신과함께-죄와 벌'은 1441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를 강타했다. 이미 두 편의 제작비 400억 원을 모두 회수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웹툰 영화 최초로 천만 관객 돌파, 한국형 판타지물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때문에 2편에 대한 흥행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김용화 감독 특유의 세련된 연출과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등 배우들의 빛나는 열연은 이미 1편을 통해 입증된 상태다.

이번 편에서는 환생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 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속편 역시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다면 쌍천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첫 시리즈물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 칸 홀린 '공작', 국내서도 흥행몰이 나선다
"제작비만 200억"…韓 대작들, 피 터지는 여름 대전
칸을 뜨겁게 달구고 온 윤종빈 감독의 '공작'은 8월 8일 여름 대전에 합류한다.

'공작'은 1990년대 북핵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 북한에 침투한 실존 안기부 첩보요원 흑금성(황정민 분)의 이야기를 그린 첩보 스릴러물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전 세계 언론 및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범죄와의 전쟁'(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통해 특색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 윤종빈 감독과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작'에는 순 제작비 165억이 투입됐다. 그동안 북한 소재 영화는 주로 남한을 무대로 삼았지만 '공작'은 그 반대다. 북한에 침투한 남한 공작원을 그리며 평양 시내, 백두산 천지 등을 생생하게 구현해내 좋은 평을 받았다.

또한 현란한 액션 대신 치밀한 심리전을 바탕으로 신분을 위장한 첩보원의 활동과 역사적 사실을 그렸고,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도 맞아떨어져 관객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