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성 대표(46)는 “체내 대부분의 세포가 엑소좀을 내뿜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줄기세포의 엑소좀에 집중해 연구하고 있다”며 “줄기세포가 지닌 뛰어난 재생·항염증 기능은 더 정확히 말하면 줄기세포가 내뿜는 엑소좀의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엑소좀만 뽑아서 쓰면 줄기세포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줄기세포의 재생·항염증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줄기세포 엑소좀이 줄기세포 본체보다 더 강한 약효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이렇다. 줄기세포는 몸 속에 넣은 뒤 24시간 안에 99%가 사멸하며 그 전까지 분비한 엑소좀이 그 줄기세포 치료제의 약효 물질이 된다. 엑소좀도 몸속에서 사멸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줄기세포를 몸 밖에서 키운 뒤 엑소좀을 따로 추출해 만들기 때문에 주입 전 농도를 높여 약효를 강화할 수 있다. 한 줄기세포에서 엑소좀을 여러 번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도 적게 든다.
조 대표는 “줄기세포는 몸속에 들어가면 예기치 않은 거부반응을 일으킬 위험도 있지만 엑소좀은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복합물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적다”며 “의도한 효과만 내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엑소좀은 줄기세포와 달리 혈뇌장벽(뇌로 향하는 혈관 속 화학물질 차단막)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뇌종양 등의 치료제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엑소코바이오의 엑소좀 화장품은 주로 시술이나 외부 노출 등으로 손상된 피부를 재생하는 데 쓴다. 올해에만 해외 17개, 국내 5개의 미용·바이오 박람회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의약품은 아토피, 급성신부전,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염증성 질환을 겨냥해 연구 중이다. 조 대표는 “신부전증 치료제의 경우 손상된 신장세포를 재생하는 쪽으로 약효를 내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2020년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1995년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같은 대학에서 분자생물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2002년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기술투자 바이오텍 투자부장, 메디톡스 전략기획 재무이사, 로고스바이오시스템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쳐 2017년 엑소코바이오를 창업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