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휴대품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직의 약 80%를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사건이 세관과 항공사간 유착 의혹으로 확산된 데 따른 조치다.

관세청은 20일 휴대품 통관업무을 담당하는 국장급 직원 두 명과 과장급 직원 14명을 교체했다. 통관업무직 관리자의 76%다. 6급 이하 직원 중에선 휴대품 통관업무 경력 3년 이상인 직원과 직전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직원 등을 전보 발령했다. 이번 인사로 휴대품 통관업무에서 배제된 직원만 총 224명에 달한다. 관세청 관계자는 “항공사와의 유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차원에서 최대한 인적 쇄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청은 또 대통령, 5부 요인(국회의장·국무총리·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회 원내대표, 주한 외교공관장 등 법에서 정한 공식 의전 대상자와 사전 등록된 노약자·장애인 외에는 항공사 의전팀을 통한 휴대품 대리운반을 금지키로 했다. 재벌 총수 등은 법이 정한 ‘귀빈 예우’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휴대품 대리운반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무단으로 대리운반하다 적발되면 세관구역에서 퇴출될 수 있고 대리운반된 휴대품에는 100%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다만 재벌 총수 등 최고경영자(CEO)급 기업인의 경우 종전에도 해외 출장 때 항공사 의전팀보다 자체 수행비서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세청은 여행객의 휴대품 검사에 대해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시행한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해외 출입국이 잦고 해외 신용카드 구매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여행객은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특별관리 대상은 입국할 때는 100% 검사가 이뤄진다. 다만 일정기간 적발 사실이 없으면 지정이 해제될 수 있다.

밀수 통로 의혹을 받던 공항의 상주직원 통로에 대해선 세관 감시상황실에서 실시간 폐쇄회로(CC) TV 영상을 공유 받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상주직원 통로는 항공사·공항공사·출입국사무소·세관 등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오가는 통로로, 세관이 아닌 공항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