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짝퉁 전투기'에 열받은 트럼프… 관세 때리면 애플도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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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와 아이폰으로 따져본 美·中 통상전쟁
F-35A 그대로 베낀 中 J-31
美스텔스기 정보 해킹 '발각'
나바로 "기술 도둑질의 표본"
아이폰 중국 공장서 조립
관세만큼 생산단가 높아져
결국 美 기업·소비자 타격
F-35A 그대로 베낀 中 J-31
美스텔스기 정보 해킹 '발각'
나바로 "기술 도둑질의 표본"
아이폰 중국 공장서 조립
관세만큼 생산단가 높아져
결국 美 기업·소비자 타격
확전으로 치닫고 있는 미·중 통상전쟁의 불씨가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중국은 현실 세계 혹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도둑질로 미국 첨단기술 산업의 핵심을 노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미국 CNBC는 ‘F-35 전투기가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최첨단 F-35 전투기 기술을 해킹해 J-31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고 무역적자 축소는 물론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한 통상전쟁에 나섰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이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J-31 전투기 시제품 모습을 드러내자 미 정부 인사들은 경악했다. 선양항공기제조공사가 개발 중인 이 전투기는 엔진이 두 개인 것만 빼면 F-35와 거의 같았기 때문이다.
F-35처럼 레이더를 피할 수 있으면서도 최고의 비행 성능을 내는 스텔스 전투기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F-35 전투기는 미국도 2015년에야 실전배치했을 정도로 최신 기종이다.
중국이 개발 중인 J-31 전투기의 비행 성능이 최첨단 F-35 전투기와 대등한 수준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얼마 뒤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폭로한 비밀문서를 통해 중국이 해킹으로 전투기 설계와 관련한 막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F-35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 2001년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의 초기 계약 규모만 2000억달러(약 220조원)에 달했고 영국과 네덜란드, 캐나다 등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도 적게는 1억1000만달러에서 최대 20억달러를 투자했다. 10년 넘는 개발 기간에 각종 결함을 수정하고 추가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총 비용이 1조4000억달러(약 1500조원)를 넘어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은 기술을 탈취해 손쉽게 짝퉁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고, 이를 이란과 파키스탄 등에 판매하려는 시도까지 하면서 미 정부가 강력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이 해외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무차별적으로 도용해 세계 각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관세 부과 조치들은 순수하게 방어적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으로부터 가장 가치가 높은 미국 기술을 지키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가치 높은 기술’로 항공, 차세대 철도 및 운송, 인공지능, 증강현실, 생명공학, 신에너지 자동차, 정밀농업, 로봇공학 등을 꼽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BC는 “아이폰 제조 과정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수치의 실질적 함의를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높은 관세를 매기면 중국보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중국 공장에서 제조되는 아이폰 사례를 들어 미 정부의 관세 부과가 어떻게 미국과 세계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지 분석했다. 아이폰 제조 과정을 살펴볼 때 전체 원가에서 직접적으로 중국과 관련된 비용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원가의 94~97%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생산한 부품 값이다.
CNBC는 소비자 가격 1000달러인 아이폰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15개 핵심 부품 및 조립 공정의 원가가 372달러라고 전했다. 삼성에서 제조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110달러로 가장 비싸고 미국과 영국,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앱프로세서와 센서의 원가는 44.2달러다.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가 공급하는 메모리칩도 33.45달러에 달한다. 반면 중국 몫은 제품 조립 비용과 배터리팩 공급분을 합쳐 14달러뿐이다.
통계상으로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휴대폰 교역에서 입은 적자 규모는 약 700억달러다. 전체 무역적자액(3750억달러)의 18%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아이폰 제조원가 372달러를 모두 중국 몫으로 인식했을 때의 숫자다. 세계 무역은 각국에서 제조한 부품과 소재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뤄진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관세를 올리면 생산단가가 높아지고 그 피해는 소비자와 기업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CNBC는 “미국 소비자들은 20년간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값싼 상품을 쓸 수 있었지만 관세 장벽은 이런 장점을 없앨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적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미국과 중국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서비스 교역 흑자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국 관광 수입은 2016년 307억달러에서 지난해 368억달러로 20%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2016년 대미국 관광 수입은 45억달러에 그쳤다. CNBC는 “서비스 무역은 제조업과 달리 생산과 소비가 국내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19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이 “중국은 현실 세계 혹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도둑질로 미국 첨단기술 산업의 핵심을 노리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미국 CNBC는 ‘F-35 전투기가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최첨단 F-35 전투기 기술을 해킹해 J-31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보고 무역적자 축소는 물론 기술 탈취를 막기 위한 통상전쟁에 나섰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이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J-31 전투기 시제품 모습을 드러내자 미 정부 인사들은 경악했다. 선양항공기제조공사가 개발 중인 이 전투기는 엔진이 두 개인 것만 빼면 F-35와 거의 같았기 때문이다.
F-35처럼 레이더를 피할 수 있으면서도 최고의 비행 성능을 내는 스텔스 전투기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불린다. F-35 전투기는 미국도 2015년에야 실전배치했을 정도로 최신 기종이다.
중국이 개발 중인 J-31 전투기의 비행 성능이 최첨단 F-35 전투기와 대등한 수준으로 알려지자 곧바로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됐다. 그리고 얼마 뒤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이 폭로한 비밀문서를 통해 중국이 해킹으로 전투기 설계와 관련한 막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F-35 개발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 2001년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의 초기 계약 규모만 2000억달러(약 220조원)에 달했고 영국과 네덜란드, 캐나다 등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가들도 적게는 1억1000만달러에서 최대 20억달러를 투자했다. 10년 넘는 개발 기간에 각종 결함을 수정하고 추가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총 비용이 1조4000억달러(약 1500조원)를 넘어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은 기술을 탈취해 손쉽게 짝퉁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고, 이를 이란과 파키스탄 등에 판매하려는 시도까지 하면서 미 정부가 강력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이 해외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무차별적으로 도용해 세계 각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관세 부과 조치들은 순수하게 방어적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으로부터 가장 가치가 높은 미국 기술을 지키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가치 높은 기술’로 항공, 차세대 철도 및 운송, 인공지능, 증강현실, 생명공학, 신에너지 자동차, 정밀농업, 로봇공학 등을 꼽았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CNBC는 “아이폰 제조 과정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 수치의 실질적 함의를 잘못 읽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높은 관세를 매기면 중국보다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중국 공장에서 제조되는 아이폰 사례를 들어 미 정부의 관세 부과가 어떻게 미국과 세계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지 분석했다. 아이폰 제조 과정을 살펴볼 때 전체 원가에서 직접적으로 중국과 관련된 비용은 3~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생산원가의 94~97%는 중국 이외 국가에서 생산한 부품 값이다.
CNBC는 소비자 가격 1000달러인 아이폰 하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15개 핵심 부품 및 조립 공정의 원가가 372달러라고 전했다. 삼성에서 제조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110달러로 가장 비싸고 미국과 영국, 스위스에서 생산하는 앱프로세서와 센서의 원가는 44.2달러다. SK하이닉스와 일본 도시바가 공급하는 메모리칩도 33.45달러에 달한다. 반면 중국 몫은 제품 조립 비용과 배터리팩 공급분을 합쳐 14달러뿐이다.
통계상으로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휴대폰 교역에서 입은 적자 규모는 약 700억달러다. 전체 무역적자액(3750억달러)의 18%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아이폰 제조원가 372달러를 모두 중국 몫으로 인식했을 때의 숫자다. 세계 무역은 각국에서 제조한 부품과 소재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뤄진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관세를 올리면 생산단가가 높아지고 그 피해는 소비자와 기업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
CNBC는 “미국 소비자들은 20년간 세계화와 자유무역으로 값싼 상품을 쓸 수 있었지만 관세 장벽은 이런 장점을 없앨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적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미국과 중국 모두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서비스 교역 흑자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국 관광 수입은 2016년 307억달러에서 지난해 368억달러로 20%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2016년 대미국 관광 수입은 45억달러에 그쳤다. CNBC는 “서비스 무역은 제조업과 달리 생산과 소비가 국내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