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0일 오후 4시40분

공인회계사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더 침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켓인사이트] 공인회계사회, 경기실사지수 첫 발표 "하반기 경기 더 나빠질 것"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연임 기자간담회에서 “회계사의 현장감 있고 깊이 있는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공인회계사 기업경기실사지수(CPA BSI)’를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계사 158명을 대상으로 한 올해 조사에서 CPA BSI는 상반기 89, 하반기 82로 각각 나왔다. BSI는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다는 전망이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라는 의미다.

응답자들은 부정적인 전망 이유로 내수 부진, 수출 둔화 우려, 정부 정책 등을 꼽았다. 또 올해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18.7%)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여부(12.7%)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강화(11.3%) 등이라고 답했다. 올 상반기 심층 분석 대상인 섬유·의료산업의 CPA BSI는 상반기 83, 하반기 76으로 역시 하반기를 더 부정적으로 봤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아파트와 비영리법인 등 공공부문의 ‘감사 공영제’ 도입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감사 공영제는 지방자치단체 등 공적 기관이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직접 지정하는 것이다. 아파트는 감사를 받는 대상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감사인을 선임해 관리비 비리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 회장은 “국민 비용과 국가 세금이 직접 들어가는 아파트와 학교, 기부금단체 등 비영리 부문의 회계감사가 후퇴하고 있다”며 “감사인 ‘셀프선임’이 가져오는 각종 부작용을 막는 감사 공영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회계사의 외부감사 업무 관련 행동 강령도 다음달 선보인다. 회계사가 외부감사 때 준수해야 할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행동 기준을 규정하는 것이다. 공정한 감사 업무 수행을 저해하는 지시 거부 의무와 선물·접대 금지, 감사 계약 기간 중 금지 행위 등이 담길 전망이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도록 회계사의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회계사가 사회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직무연수 과목을 개편하고 공인회계사법 개정 등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제43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에 취임했으며 최근 2년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장관,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주필리핀 대사, 기획재정부 제1차관,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