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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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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싼 임차료에 적자폭 커져
    공항서 철수, 사업축소 잇따라

    중소·중견 면세점 "장사도 안되는데 대기업과 똑같이 영업요율 내라니…"

    온라인 매출은 거의 '제로' 수준
    가격면에서 이미 대기업에 뒤져
    손님 없는 SM면세점 서울점
    손님 없는 SM면세점 서울점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적자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싼 임차료를 견디지 못하고 잇달아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삼익악기는 지난달 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생돈 71억원을 위약금으로 냈지만 계속 운영할 경우 발생할 적자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2015년 면세점사업권을 딸 때 써낸 1300억원(5년간)의 임차료가 부담이 됐다. 이에 앞서 에너지기업 탑솔라가 운영하는 시티플러스는 김포공항 면세점을 1년10개월 만에 포기했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서자 서둘러 사업을 접었다.

    작년 276억원 적자를 낸 SM면세점은 서울면세점을 축소했다. 서울 인사동 하나투어 본사 빌딩 6개 층에서 3개 층으로 절반을 줄였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고정비라도 아끼기 위해서다. 작년 중소 면세점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엔타스듀티프리도 올해 적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쏟아져 들어오던 2015년 ‘황금알’을 기대하며 써낸 높은 임차료가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삼익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임차료가 높아 적자가 개선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철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품 구성도 약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구색이 다양하지 못해 공항에 중소기업 면세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의 '비명'
    지난 14일 오전 11시. 서울 인사동에 있는 SM면세점 서울점을 찾았다. 매장 3개 층을 다 돌았지만 손님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SM면세점 관계자는 “오전에는 손님이 없고 오후 시간에 좀 붐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때 오는 관광객들도 대기업 면세점을 들른 뒤라 구매로 연결되는 비율은 낮다고 했다.

    오프라인 면세점은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면세점 매출은 ‘0’에 가깝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인도장이 공항 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공유선 삼익면세점 이사는 “온라인 면세점은 브랜드 파워 싸움인데 누가 온라인에서 중소기업 면세점을 찾아 구매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샤넬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명품 브랜드가 없는 것도 한계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가격 경쟁력도 갖추지 못했다. 다량으로 상품을 사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SM면세점 관계자는 “대기업은 구매량이 많아 제조사로부터 3~5%가량 싸게 물건을 사간다”고 말했다.

    낮은 가격 경쟁력은 마케팅에도 걸림돌이 된다. 구매해 오는 원가가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할인 혜택 등을 내걸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기도 어렵다. 어떤 제조업체는 인기 제품을 중소 면세점에는 소량만 공급하기 때문에 판매도 원활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이처럼 구입원가가 높지만 공항공사에 지불하는 비율(영업요율)은 대기업과 같아 경쟁력이 더 떨어진다. 면세점 매출이 공항공사와 계약한 최소 임차료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제품이 팔리면 영업요율에 따라 추가 임차료를 내야 한다. 영업요율은 수입담배 31%, 국산담배 25% 등 품목별로 정해져 있다. 영업요율이 정해져 있다 보니 밑지고 파는 제품까지 나왔다. 시티플러스는 지난 4월까지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한 개 팔 때마다 16달러를 손해 봤다. 제조사로부터 개당 85달러를 주고 사와 100달러에 팔았다. 공항공사는 여기에 수입담배 요율을 적용해 31달러를 떼어갔다.

    공항에 들어가 있는 중소면세점의 위치가 좋지 않은 것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혜진 시티플러스 대표는 “대기업 면세점은 출국장과 가깝지만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은 외진 곳에 있어 실질적으로는 대기업과 비슷한 임차료를 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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