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금이라도 노동정책 바로잡을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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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근로자 '날벼락' 막을 근본 보완책 필요
경제에 활력 대신 황당과 공포 불어넣어서야
경제에 활력 대신 황당과 공포 불어넣어서야
이낙연 국무총리가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6개월간 계도기간을 달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제안에 대해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그 이유로 “근로시간 단축은 법 개정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진 감이 있기 때문에, 준비시간이 넉넉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다. 당초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며 계도기간 도입조차 반대하던 정부의 경직적인 자세에 비하면 그나마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안다면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계도기간 도입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 총리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은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얻을 경우 최장 근로시간 초과 근로가 가능하도록 “인가연장근로를 확대해 달라”는 경총의 건의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경영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기업들의 하소연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에서 비롯됐는데도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처럼 근로시간 단축도 밀어붙이겠다는 정책 기조는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산업현장에서 들려오는 기업들의 비명이 상상 이상이라는 걸 정부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대로 가면 산업기반이 다 무너질 것”이라는 처절한 호소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터져나온다. 중동 등 해외에 나가 있는 건설사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기(工期)를 맞출 수 없게 됐다. 근로시간이 줄어든다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근로자들이 있겠느냐”며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뜨린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차라리 한국을 떠나겠다”는 중소기업이 줄을 섰다. IT(정보기술)·게임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예외) 지정, 1년 단위 탄력근무제 도입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무섭게 일하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따라잡기 어렵게 됐다”는 걱정이 가득하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혁신성장’마저 물 건너가게 생겼다.
근로자의 갖가지 하소연도 기업과 다를 바 없다.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급여가 줄어 생계가 걱정이라는 내용의 글로 도배가 될 정도다.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라에서 말하는 일자리 창출이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냐”는 물음에 정부는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다. 이쯤 되면 ‘근로시간 단축이 누구를 위한 법이냐’는 반문이 절로 쏟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는커녕 황당함과 공포, 억울함과 분노를 일으키는 독단적인 노동정책 때문에 기업도 근로자도 다 멍들어가는 형국이다.
계도기간 도입은 임기응변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이대로 강행하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 적용으로 무리가 무리를 낳는 악순환을 벗어날 길이 없어진다. 설계주의의 치명적인 자만이요, 제도적인 횡포로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획일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이어 또 하나의 노동정책 실패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 여당이 대선 전 민주노총과 무슨 약속을 주고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면 지금이라도 기업과 전체 근로자를 생각하기 바란다.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하는 것도 용기다. 당·정·청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 총리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은 사용자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얻을 경우 최장 근로시간 초과 근로가 가능하도록 “인가연장근로를 확대해 달라”는 경총의 건의에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경영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기업들의 하소연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에서 비롯됐는데도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처럼 근로시간 단축도 밀어붙이겠다는 정책 기조는 본질적으로 달라진 게 없다.
산업현장에서 들려오는 기업들의 비명이 상상 이상이라는 걸 정부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이대로 가면 산업기반이 다 무너질 것”이라는 처절한 호소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터져나온다. 중동 등 해외에 나가 있는 건설사들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기(工期)를 맞출 수 없게 됐다. 근로시간이 줄어든다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근로자들이 있겠느냐”며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에 분통을 터뜨린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는 3년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차라리 한국을 떠나겠다”는 중소기업이 줄을 섰다. IT(정보기술)·게임업계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특례업종(예외) 지정, 1년 단위 탄력근무제 도입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무섭게 일하는 미국 실리콘밸리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도 따라잡기 어렵게 됐다”는 걱정이 가득하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혁신성장’마저 물 건너가게 생겼다.
근로자의 갖가지 하소연도 기업과 다를 바 없다.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는 급여가 줄어 생계가 걱정이라는 내용의 글로 도배가 될 정도다. “줄어든 근무시간만큼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나라에서 말하는 일자리 창출이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냐”는 물음에 정부는 뭐라고 답할지 궁금하다. 이쯤 되면 ‘근로시간 단축이 누구를 위한 법이냐’는 반문이 절로 쏟아질 수밖에 없다. 산업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는커녕 황당함과 공포, 억울함과 분노를 일으키는 독단적인 노동정책 때문에 기업도 근로자도 다 멍들어가는 형국이다.
계도기간 도입은 임기응변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이대로 강행하면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 적용으로 무리가 무리를 낳는 악순환을 벗어날 길이 없어진다. 설계주의의 치명적인 자만이요, 제도적인 횡포로밖에 볼 수 없는 이유다. 결국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획일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이어 또 하나의 노동정책 실패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 여당이 대선 전 민주노총과 무슨 약속을 주고받았는지 모르겠지만 경제를 살리겠다면 지금이라도 기업과 전체 근로자를 생각하기 바란다.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하는 것도 용기다. 당·정·청의 결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