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끝판왕' 오른 현대·기아차… 포르쉐·렉서스·BMW 모두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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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JD파워 신차품질 조사…제네시스 1위·기아차 2위·현대차 3위
정몽구 회장 '품질경영' 결실
2011년 '품질 고급화' 주문 이후
브랜드 순위 급등…역대 최고 성적
외신도 "사람이 개 물었다" 놀라
제네시스, 전체 브랜드 중 '최고'
기아차는 4년 연속 일반부문 1위
정몽구 회장 '품질경영' 결실
2011년 '품질 고급화' 주문 이후
브랜드 순위 급등…역대 최고 성적
외신도 "사람이 개 물었다" 놀라
제네시스, 전체 브랜드 중 '최고'
기아차는 4년 연속 일반부문 1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1999년 회장 취임 직후 미국을 찾았다. 정 회장 눈앞에는 충격적인 장면들이 펼쳐졌다. 딜러들은 한목소리로 “차가 좋지 않아 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소비자들은 수시로 현대차의 품질이 부실하다며 리콜을 요청했다. 현지 코미디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정을 ‘현대차를 사는 것과 같은 결정’이라고 비꼬았다.
정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품질 경영’을 내걸고 전사적 혁신을 추진했다. 품질총괄본부를 발족시킨 뒤 매달 품질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개발 중인 차량을 실무진과 함께 만져보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생산라인을 멈췄다. 신차 출시 일정을 연기한 적도 있었다. 임원들에게 “글자 하나를 새길 때마다 세 번씩 절을 올린 팔만대장경의 ‘일자삼배’ 정신으로 품질 향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1~3위 싹쓸이한 현대·기아차
정 회장의 집념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이 2011년 ‘품질 고급화’를 주문한 이후 미국 내 현대차그룹에 대한 인식은 180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당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는 ‘품질 안정화’에 힘썼지만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위가 급등한 것도 2011년 이후다. ‘2000년 IQS’에서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중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처음으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2015년에는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4위까지 뛰었다. 2016년에는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평가에 처음 참여해 2위에 올랐다. 올해는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가 1~3위를 싹쓸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외신들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회사의 브랜드가 1~3위를 휩쓴 일도 이례적인데 한때 ‘싸구려 차’의 대명사로 통했던 한국 브랜드가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소식을 전한 기사의 제목을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붙였다. 포브스는 “20년 전만 해도 한국차는 일본차, 디트로이트차(미국산 차), 유럽차를 사기에 지갑이 헐거운 사람들이 기웃거리는 모델이었다”며 “이제는 도요타 BMW가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를) 배워야 한다”고 평가했다. CNET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던 한국 자동차는 이제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호평했다. ◆EQ900 등 4종 차급별 평가 1위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는 총 25개 차급별 평가(현대차그룹 브랜드가 출시한 차급은 15개)에서 10개 차종을 ‘톱3’에 올렸다. 기아차 리오(한국명 프라이드) 및 쏘렌토와 제네시스 G90(한국명 EQ900), 현대차 투싼 등 4개 차종은 차급별 평가 1위를 차지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형 SUV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종이 한꺼번에 톱3에 들었다.
JD파워의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기준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구매 후 3년 이상 된 차량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JD파워 내구성평가(VDS)와 함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표로 꼽힌다. 지난 2월 발표된 ‘2018 VDS’에서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정 회장은 귀국하자마자 ‘품질 경영’을 내걸고 전사적 혁신을 추진했다. 품질총괄본부를 발족시킨 뒤 매달 품질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개발 중인 차량을 실무진과 함께 만져보면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품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생산라인을 멈췄다. 신차 출시 일정을 연기한 적도 있었다. 임원들에게 “글자 하나를 새길 때마다 세 번씩 절을 올린 팔만대장경의 ‘일자삼배’ 정신으로 품질 향상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다그치기도 했다.
◆1~3위 싹쓸이한 현대·기아차
정 회장의 집념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정 회장이 2011년 ‘품질 고급화’를 주문한 이후 미국 내 현대차그룹에 대한 인식은 180도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은 당시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는 ‘품질 안정화’에 힘썼지만 앞으로는 ‘품질 고급화’에 주력해야 한다”며 “고객이 만족하는 품질 수준을 넘어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감성을 만족시키는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위가 급등한 것도 2011년 이후다. ‘2000년 IQS’에서 기아차는 37개 브랜드 중 37위, 현대차는 34위에 그쳤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처음으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2015년에는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4위까지 뛰었다. 2016년에는 기아차가 사상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평가에 처음 참여해 2위에 올랐다. 올해는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가 1~3위를 싹쓸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외신들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회사의 브랜드가 1~3위를 휩쓴 일도 이례적인데 한때 ‘싸구려 차’의 대명사로 통했던 한국 브랜드가 주인공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 소식을 전한 기사의 제목을 ‘사람이 개를 물었다’고 붙였다. 포브스는 “20년 전만 해도 한국차는 일본차, 디트로이트차(미국산 차), 유럽차를 사기에 지갑이 헐거운 사람들이 기웃거리는 모델이었다”며 “이제는 도요타 BMW가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를) 배워야 한다”고 평가했다. CNET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던 한국 자동차는 이제 없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는 미국 운전자가 원하는 것을 알고 있다”고 호평했다. ◆EQ900 등 4종 차급별 평가 1위
현대차그룹 3개 브랜드는 총 25개 차급별 평가(현대차그룹 브랜드가 출시한 차급은 15개)에서 10개 차종을 ‘톱3’에 올렸다. 기아차 리오(한국명 프라이드) 및 쏘렌토와 제네시스 G90(한국명 EQ900), 현대차 투싼 등 4개 차종은 차급별 평가 1위를 차지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중형 SUV 부문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차종이 한꺼번에 톱3에 들었다.
JD파워의 조사 결과는 미국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기준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쓰인다. 구매 후 3년 이상 된 차량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JD파워 내구성평가(VDS)와 함께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표로 꼽힌다. 지난 2월 발표된 ‘2018 VDS’에서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2위와 3위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