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 출전한 양용은 "연습볼 40개만 치라니…"
"저 몸이 안 풀려서 경기 못 할 것 같아요."

2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 1라운드 티오프를 앞두고 양용은(45)이 불쑥 내뱉은 말이다.

양용은은 "티오프를 앞두고 연습장에 갔더니 연습 볼을 선수 한 명당 40개로 제한한다더라"며 "볼 40개를 치고선 충분히 몸을 풀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티오프 전에 연습 볼을 30분가량 때리고 30분가량 퍼트 연습을 하는 게 루틴이라는 양용은은 "30분이면 많게는 100개, 적어도 70개가량은 때리게 된다.

40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연습볼 제한에 볼멘 소리를 낸 선수는 양용은뿐 아니다.

허인회(31)는 "연습 볼 40개 제한은 좀 어이가 없다"면서 "못해도 70개 정도는 쳐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남(35)도 "40개면 부족하다"면서 "그래도 한국오픈이라면 좀 더 배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대회에서 연습 볼을 놓고 선수들의 불만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어쩌면 대회 때마다 일어나는 일이다.

국내 골프장 연습장 시설이 프로 대회를 치르는 데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 투어 대회를 뛰거나 경험한 선수들의 눈높이에 국내 골프장이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

대회 주최사 관계자는 "연습장 타석이 적어 선수들이 고루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개수 제한을 뒀다"면서 "40개가 너무 적다는 선수들에게는 추가로 볼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불만은 따로 있었다.

코리안투어 선수회장 김형태(41)는 "몇 년째 대회 때마다 연습 볼 문제를 제기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최경주 선배나 양용은 선배가 불만을 제기하면 그땐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최경주 선배한테 '한국 대회 자주 나오시라'고 말하는 후배들도 있다"며 웃었다.

익명을 요구한 선수 한 명은 "말해봐야 들어주지 않으니 말도 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해외투어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선수 요구는 즉각 받아들이는 걸 보면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서글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