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전 주미대사)은 2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논의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식 논리에 넘어가면 상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 강연에서 "북한이 정말 비핵화의 길로 실질적으로 들어가 줘야 하는데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이사장은 북미정상회담 공동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먼저 하자는 게 미국과 전세계의 이야기인데, 북한이 미국에 '같이 군축을 하자'고 제안하면 비핵화 논의의 초점이 흐려진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다만 "대북 제재가 유엔 제재인 만큼 미국 혼자 해제해줄 수 없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베이징 행보를 보면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저런 행보를 할 수 있을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북이 6개월 전만 해도 전쟁 위기까지 몰렸다가 이런 기회를 맞았다"면서 "정말 잘 돼야 하기에 남한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북한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압력과 회유, 대화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철수가 계속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이 문제는 북미 정상회담 전에 이미 워싱턴에서부터 많이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큰 틀에서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약간의 고립주의적인 방향과 연결된다"며 "우리 사회가 깊은 논의를 해야 하는 주제이며, 국민적 합의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문창용 캠코 사장, 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외부위원과 남북 경제협력 연구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