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유세 낮다?… 거래세 따지면 OECD보다 稅부담 높아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종합부동산세 과세 강화의 이유로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낮다는 점을 들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까지 더한 ‘재산과세’ 측면에서 보면 한국의 세부담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최병호 재정특위 위원(부산대 교수)은 이날 발표에서 “한국의 보유세 부담률이 OECD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OECD 국가의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평균 1.1% 수준이지만 우리는 0.8%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까지 더한 재산과세 측면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지적이다. 보유세에 거래세를 더한 재산과세의 GDP 대비 비중(2016년 기준)을 따져보면 한국이 3.1%로, OECD 평균(1.9%)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재정특위는 보유세 인상을 밝혔지만 거래세를 낮추겠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학자 대부분의 의견”이라며 “보유세만 올리겠다는 것은 서울 강남 집값 잡기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부세 인상이 부동산 가격 안정화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종부세를 도입했을 당시 강남 아파트값은 13.5% 올랐고, 2006년엔 27.7% 급등했다. 반면 지방 부동산시장은 붕괴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다. 심 교수는 “조세정책을 결정할 때는 경제 전반에 대한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데 재정특위 방안은 이런 점에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재정특위 발표 뒤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한국은 부동산 관련 세수가 근로소득세보다 많은 기형적인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굳이 보유세를 강화한다면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