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에 투자하면 주식 자체의 손익뿐 아니라 환율 변동에 따라서도 손익이 변동된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는 방법을 ‘환(換)헤지 전략’이라고 한다. 환헤지한 상태에서 투자 국가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준다. 통화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은 얻지 못한다.
올초만 해도 약(弱)달러 기조 아래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예상하는 의견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해외 투자 때도 환헤지하는 것이 환관리의 유일한 해결책이라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환헤지 전략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효율성 측면에서 최선인지 좀 더 살펴보자.
글로벌 투자에서 환관리 전략을 요약해 보면 소극적 전략과 적극적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소극적 전략이란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환위험에 대해 100% 수준까지 헤지하는 것이 대표적이나 상황에 따라 부분 헤지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적극적 전략이란 환에 대한 포지션을 통해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적극적으로 환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에 높은 위험과 비용이 수반된다. 학술적으로 소극적 전략과 적극적 전략 중 어떤 전략이 더 우월한지, 적정 헤지 비율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한지는 논쟁 중이다.
환에 대한 이론적 정답은 없으며 주요 해외 투자 비중이 상당한 기관들도 환에 대한 정책 목표와 전략이 다양하다. 따라서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시 바람직한 환관리 전략도 각 시장과 투자 기간을 고려해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KB증권이 블룸버그 자료를 활용해 2010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국내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에 각각 50%를 투자하면서 S&P500지수에 대해 환헤지와 환노출 전략을 썼을 때의 수익률과 표준편차를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있다. 단순 환헤지와 환노출 시 투자 결과뿐 아니라 투자 기간에 따른 수익률과 표준편차 추이도 함께 살펴봤는데, 그 결과 2010년부터 현재까지 수익률 변동성 측면에서 환노출 전략이 환헤지 전략에 비해 더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답은 없지만 개인투자자도 기관투자가처럼 시야를 좀 더 길게 보고 투자할 수 있다면 환노출 전략을 취하는 것도 참고해볼 만하겠다.
오경호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