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태국법인 전경. 코스맥스 제공
코스맥스 태국법인 전경. 코스맥스 제공
글로벌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전문회사 코스맥스(회장 이경수)의 태국(Thailand)법인이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코스맥스타일랜드(COSMAX Thailand)는 지난 2017년 6월 현지법인을 세웠다. 약 1년여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일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태국의 수도인 방콕 인근 방플리(Bangplee) 지구에 위치한 공장은 약 9000㎡ 규모로 연간 생산량(CAPA)은 약 3000만 개다.

직원수는 약 150여명으로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 등을 주로 생산한다. 태국 법인의 본격 생산으로 코스맥스그룹의 연간 생산 가능 수량(CAPA)은 16억3000만개를 넘어서게 됐다. 전세계 4명 중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이다.

코스맥스타일랜드는 태국 1위 화장품 회사인 미스틴(Mistine)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슈퍼마켓, H&B스토어를 중심으로 매스 브랜드(mass brand)를 전개하고 있으며 연 매출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일 코스맥스타일랜드 법인장은 “태국은 한류 열풍의 중심지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 시장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는 연간 6~7%의 높은 경제 성장율로 소비력이 향상되고 있고 유가 상승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져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실업률과 꾸준한 경기상승, 한류 열풍 등으로 수출 다변화 측면에서도 주요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의 대안이자 생산기지·신시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코스맥스 중국법인이 지난해 기록한 3700억원의 매출 중 동남아 시장의 매출은 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맥스인도네시아와 지역적 이점을 활용하면 대외 사업 확대가 쉽다는 전략적 판단도 작용했다. 코스맥스는 향후 현지 영업 네트워크의 장점과 국내에서 마케팅 및 연구 지원 등을 바탕으로 태국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현지 수요에 맞춰 이원화로 공급할 계획이다.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등 동일 문화권으로 수출하고, 이슬람교도가 대부분인 인도네시아에서는 할랄(HALAL)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생산해 말레이시아 등 인근 이슬람 국가의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이경수 코스맥스그룹 회장은 “6억 인구의 아세안 지역에 직접 진출하기 위해 각 나라별 환경, 문화, 시장 등을 철저하게 조사했다”며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지역뿐만 아니라 러시아, 동유럽,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도 제조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는 수출 국가가 점차 다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화장품 시장은 2016년 유로모니터 기준 56억2850만 달러(약 6조 928억원) 규모로, 아세안 국가 중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미(美)에 대한 높은 관심과 다양한 소비층으로 동남아 뷰티 산업의 메카로 불린다.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세안은 시장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AKFTA)이 발효됨에 따라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관세 대부분이 철폐돼 '코리안뷰티(KOREAN BEAUTY)'의 점유율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은 최근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수출 유망 국가로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태국은 존슨앤드존슨, P&G, 유니레버를 비롯해 글로벌 브랜드들의 화장품 생산 공장이 다수 포진해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