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셀 코리아' 위기 속 코스피, 반등 국면 찾을까
미국 금리 인상과 글로벌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코스피는 2430선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급등했다.

25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23포인트(0.43%) 내린 2346.99을 기록 중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30억원과 19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고 있다. 지난 한 주간 5조2555억원를 순매도 했다.

최근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달러 강세) 등 '3고(高) 현상'으로 국내 경제 및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면서 '셀 코리아'에 대한 위기감이 거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다시 1110원을 돌파했다. 전거래일 대비 5.1원 오른 1112.5원에 개장했다. 시초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15일 1115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10일 만에 최고치다. 달러가치가 급등하고 원화가치는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자금이 이탈하게 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한·미 간 금리 차이가 0.5% 포인트로 벌어진 것도 악재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이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안에 두 번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게 높아졌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유가도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22일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는 "증산 규모가 예상보다 적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지난 주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6% 급등한 68.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위축된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과 기업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 글로벌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 등으로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 주주친화 정책에 따른 배당성향 개선 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불안감 확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가치가 하락하기는 했지만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경감 이벤트나 상대적으로 풍부한 외화 여건 등 타 신흥국과는 차별적인 경제 여건을 보이고 있어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대외환경에 대한 의존도가 큰 만큼 미·중 간 무역분쟁 향방과 선진국 중앙은행 행보 등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이번주 중국이 서비스업 시장 개방 등을 통해 미국과 협상을 타진할 수 있는 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실적시즌에 접어들면서 증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국내 기업이익 전망치는 상반기 주가 부진 및 1분기 실적 부진이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며 "국내 수출액은 2분기에도 안정적인 증가세가 유지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7조7000억원으로 12개월 예상 이익 성장률은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9%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며 "코스피지수 상승률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순이익/주식 수) 증가율 간에는 정(+)의 관계가 뚜렷하고 상관계수는 0.9에 달하지만 최근 지수 하락으로 EPS 상승률 대비 주식 상승률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7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추가 하락보다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