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고향인 강은영 고사리숲농업회사법인 대표는 딸을 셋 둔 엄마다. 농업회사법인은 농사를 직접 짓거나 1차 생산물을 활용하는 회사다.

강 대표는 1999년 결혼 후 제주가 좋아서 공무원인 남편과 함께 제주로 내려왔다.

강 대표는 병원 응급실 등에 근무한 간호사 출신이다. 어린 자녀들이 환절기 때 피부 질환에 자주 걸렸지만 병원에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강 대표는 제주 특산물을 피부에 발라보고 다양한 치료법을 탐색했다. 아이들에게 맞는 제품을 하나씩 만들었다. 2013년 애월읍 평화로 제주관광대학 내에 회사를 차렸다.강 대표는 “아이들을 위해 보습에 좋다는 다양한 물질을 써 봤다”며 “천연재료로 제품을 하나씩 만들다 보니 사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사리숲은 녹차 고사리 당근 비파 양배추 등 제주산 천연식자재를 원료로 해 스킨케어제품과 비누 세제류 등을 만든다. ‘고사리손’이라는 브랜드로 크림 로션 등 11종을 내놓는다. 고사리 식물을 연구해 석사학위까지 받은 강 대표는 고사리를 화장품 원료로 적극 활용한다.자체 공장에서 어린고사리 끓인 물을 18도에서 91일간 발효시킨다. 고사리는 인체의 열을 내리고 독소를 풀어주며 냄새를 제거하는 소취력이 뛰어나다. 유기농 녹차와 무농약편백잎은 70도에서 72시간 추출수를 만든다. 여기에 올리브오일 달맞이꽃씨오일 등 식물성 오일만 사용한다. 강 대표는 “어린 아이들은 출생해서 만 5세까지는 빠는 습관이 있어 화장품도 직간접적으로 섭취하게 된다”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합성첨가물과 천연성분만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동아시아무역사절단에 참가하는 등 해외 판로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3월 몽골에서 개최한 전시회에 한 바이어가 샘플을 하나씩 사가더니 한달 뒤 한국에 와서 공장을 보고 11월 6000달러어치 수출 계약을 맺었다.제품과 관련된 임상실험은 보건환경연구원과 세명대에 맡기고 있다.

제주도라는 청정 이미지가 바이어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했다. 한류 열풍 속에 제주가 많이 알려져 ‘제주에서 만드는 친환경 화장품’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는 얘기다. 강 대표는 “시중 경쟁제품에 비해 원료 성부이 더 많이 들어가고 가격은 비슷하지만 화학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다 보니 자녀의 민감한 피부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