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보석… 英 해리 왕자 '로열 웨딩' 빛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재미 한국계 주얼리 기업 ' 나드리'의 쾌거
'왕자빈에 걸맞은…' 보석 컬렉션 제작
왕실 출판사 공식 책자에 소개
작년 英여왕 결혼기념 책자에도 실려
남대문서 뉴욕으로…한국 보석의 고집
최영태 회장, 1984년 남대문서 창업
1997년 美로 옮겨 패션 주얼리시장 석권
美 전역에 3800여개 매장 운영
'왕자빈에 걸맞은…' 보석 컬렉션 제작
왕실 출판사 공식 책자에 소개
작년 英여왕 결혼기념 책자에도 실려
남대문서 뉴욕으로…한국 보석의 고집
최영태 회장, 1984년 남대문서 창업
1997년 美로 옮겨 패션 주얼리시장 석권
美 전역에 3800여개 매장 운영
재미 한국계 주얼리 기업인 나드리가 지난달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빈 결혼식 보석을 제작하면서 왕실 출판사가 발간한 로열웨딩 앨범에 소개돼 주목받고 있다. 나드리의 보석은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부부의 결혼 70주년’ 책자에 처음 소개된 데 이어 25일(현지시간) 발간된 왕실 웨딩 앨범에 ‘왕자빈에게 걸맞은(Fit for Princess)’이란 제목으로 다시 실렸다. 34년 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창업한 기업이 영국 왕실 행사를 위한 보석 제작을 연이어 맡은 것이다.
로열웨딩 앨범엔 지난달 19일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열린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빈의 결혼 사진과 이야기가 300여 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수십만 부가 제작돼 영국 왕실과 귀족, 영국 정부기관, 영연방 국가 등에 배포된다.
나드리는 이 앨범 뒷부분에 실린 ‘플래티넘 컬렉션’ 5개 브랜드 중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에스토니아에서 시작한 최고급 스피커인 에스텔론 등 나드리를 빼면 모두 초고가 브랜드다. 나드리는 해리 왕자의 모친인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1981년 결혼 때 선택했던 푸른 사파이어와 미국을 상징하는 별 모양을 결합한 보석 컬렉션으로 찬사를 받았다.
앨범은 “영국 왕실은 결혼 때마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귀한 금속과 보석으로 그들의 사랑을 표현해왔다”며 “2018년 대서양 건너편의 주얼리 기업 나드리가 새로운 부부인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빈에게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또 “고전적이고 세련된 주얼리를 전문으로 만들어온 나드리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그 현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나드리는 최영태 회장(62)이 1984년 남대문시장에서 시작한 주얼리 기업이다. 1997년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근거지를 옮겼고 현재 미 전역에 38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다이아몬드 등 초고가 보석이 아닌, 14K 금이나 은, 준보석, 큐빅 등을 세공해 제작하는 ‘패션 주얼리’ 분야 미국 1위 브랜드다.
나드리와 영국 왕실의 인연은 2016년 시작됐다. 왕실 출판사인 세인트제임스 측에서 ‘롤스로이스오너스클럽 연감’에 소개하겠다며 먼저 연락해왔다. 최 회장은 이유를 몰라 완곡하게 두 번이나 거절했다. 그러자 담당자가 직접 찾아와 “우리는 특별한 브랜드만 소개한다”며 “오너들의 요구로 꼭 싣고 싶다”고 다시 부탁했다. 나드리를 소개한 이 연감은 작년 상반기 출판돼 전 세계 롤스로이스 차량 소유주에게 배포됐다.
인연은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부부의 결혼 70주년’ 책자로 이어졌다. 세인트제임스는 이 책자에서 왜 나드리 제품을 계속 소개하는지를 밝혔다. 나드리를 창업한 최 회장의 삶에 대해 자세히 풀어낸 것이다. 세인트제임스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던 최 회장은 경남 고성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 국립경주박물관을 견학하기 전까지 보석류를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본 신라 왕조의 보석은 그를 매혹시켰고 그의 인생을 바꿨다”고 전했다.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해기사(海技士)로 일하기도 한 최 회장이지만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본 신라시대 장신구는 그를 주얼리 사업으로 이끌었다. 1985년 ‘나드리’ 상표를 등록하며 “모든 인생을 이 깃발(나드리)에 담으리라”고 맹세했다. 그만큼 고집스럽게 품질에 매달렸다. 나드리는 이유와 사용기간을 따지지 않고 모든 제품에 대해 반품을 받는다.
최 회장은 “몇 년이나 지난 제품을 가져온다는 건 그만큼 우리 제품에 애정을 갖고 오래 써왔다는 뜻”이라며 “애프터서비스 부담은 회사를 더욱 발전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드리를 시작할 때 모든 삶을 보석에 걸었다”며 “그런 자세를 세인트제임스 측에서 영국 왕실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드리는 이번에 제작한 로열웨딩 컬렉션을 올가을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삭스피프스애비뉴 등 미국 내 유명 백화점에서 2000개 한정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34년 역사의 나드리가 처음으로 진짜 보석, 즉 ‘파인 주얼리’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로열웨딩 앨범엔 지난달 19일 런던 근교 윈저성에서 열린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빈의 결혼 사진과 이야기가 300여 페이지에 걸쳐 실렸다. 수십만 부가 제작돼 영국 왕실과 귀족, 영국 정부기관, 영연방 국가 등에 배포된다.
나드리는 이 앨범 뒷부분에 실린 ‘플래티넘 컬렉션’ 5개 브랜드 중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에스토니아에서 시작한 최고급 스피커인 에스텔론 등 나드리를 빼면 모두 초고가 브랜드다. 나드리는 해리 왕자의 모친인 고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1981년 결혼 때 선택했던 푸른 사파이어와 미국을 상징하는 별 모양을 결합한 보석 컬렉션으로 찬사를 받았다.
앨범은 “영국 왕실은 결혼 때마다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귀한 금속과 보석으로 그들의 사랑을 표현해왔다”며 “2018년 대서양 건너편의 주얼리 기업 나드리가 새로운 부부인 해리 왕자와 메건 왕자빈에게 영감을 받아 컬렉션을 내놨다”고 소개했다. 또 “고전적이고 세련된 주얼리를 전문으로 만들어온 나드리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그 현대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나드리는 최영태 회장(62)이 1984년 남대문시장에서 시작한 주얼리 기업이다. 1997년 세계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근거지를 옮겼고 현재 미 전역에 38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다이아몬드 등 초고가 보석이 아닌, 14K 금이나 은, 준보석, 큐빅 등을 세공해 제작하는 ‘패션 주얼리’ 분야 미국 1위 브랜드다.
나드리와 영국 왕실의 인연은 2016년 시작됐다. 왕실 출판사인 세인트제임스 측에서 ‘롤스로이스오너스클럽 연감’에 소개하겠다며 먼저 연락해왔다. 최 회장은 이유를 몰라 완곡하게 두 번이나 거절했다. 그러자 담당자가 직접 찾아와 “우리는 특별한 브랜드만 소개한다”며 “오너들의 요구로 꼭 싣고 싶다”고 다시 부탁했다. 나드리를 소개한 이 연감은 작년 상반기 출판돼 전 세계 롤스로이스 차량 소유주에게 배포됐다.
인연은 지난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공 부부의 결혼 70주년’ 책자로 이어졌다. 세인트제임스는 이 책자에서 왜 나드리 제품을 계속 소개하는지를 밝혔다. 나드리를 창업한 최 회장의 삶에 대해 자세히 풀어낸 것이다. 세인트제임스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던 최 회장은 경남 고성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 국립경주박물관을 견학하기 전까지 보석류를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본 신라 왕조의 보석은 그를 매혹시켰고 그의 인생을 바꿨다”고 전했다.
통영수산고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해기사(海技士)로 일하기도 한 최 회장이지만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본 신라시대 장신구는 그를 주얼리 사업으로 이끌었다. 1985년 ‘나드리’ 상표를 등록하며 “모든 인생을 이 깃발(나드리)에 담으리라”고 맹세했다. 그만큼 고집스럽게 품질에 매달렸다. 나드리는 이유와 사용기간을 따지지 않고 모든 제품에 대해 반품을 받는다.
최 회장은 “몇 년이나 지난 제품을 가져온다는 건 그만큼 우리 제품에 애정을 갖고 오래 써왔다는 뜻”이라며 “애프터서비스 부담은 회사를 더욱 발전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드리를 시작할 때 모든 삶을 보석에 걸었다”며 “그런 자세를 세인트제임스 측에서 영국 왕실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드리는 이번에 제작한 로열웨딩 컬렉션을 올가을 뉴욕 맨해튼 5번가의 삭스피프스애비뉴 등 미국 내 유명 백화점에서 2000개 한정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34년 역사의 나드리가 처음으로 진짜 보석, 즉 ‘파인 주얼리’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