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학술대회에선 이화여대 학부생 두 명이 연단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2015년 화학신소재공학과에 입학한 유지원 씨와 이수민 씨였다. 두 사람은 이화여대 여성공학인재 양성사업단(WE-UP)의 ‘시니어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대학원생 멘토에게 학술 발표 관련 도움을 받았다. 이화여대 여성공학인재 양성사업단은 학술·연구활동, 창업 및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이화여대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교육지원사업이다.
지난해 공과대학을 엘텍(ELTEC)공과대학으로 개편한 이화여대는 다양한 연구지원 프로그램, 산업 변화에 발맞춘 교육 커리큘럼 등으로 공학계열 순위가 급등했다.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화학실험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지난해 공과대학을 엘텍(ELTEC)공과대학으로 개편한 이화여대는 다양한 연구지원 프로그램, 산업 변화에 발맞춘 교육 커리큘럼 등으로 공학계열 순위가 급등했다.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화학실험을 하고 있다. /이화여대 제공
이화여대, 공대 개편 1년 만에 16위로

이화여대는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에서 공학계열 16위를 기록해 작년보다 19계단 껑충 뛰었다. 공학계열 강세로 종합 순위도 29위로 2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공과대학을 엘텍(ELTEC)공과대학으로 개편한 지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엘텍은 공학교육을 통해 성취하려는 5대 핵심 역량인 수월성 리더십 과학기술 기업가정신 융합 등을 뜻하는 영어단어의 알파벳 첫 글자를 딴 약자다. 전통적인 공학교육을 시대 변화에 걸맞게 바꿔보겠다는 이화여대의 실험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이화여대는 공학계열 중 연구의 질 부문(11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교수들의 교내외 연구비가 많고, 교수당 국제 학술지 논문 실적과 국제학술지 영향력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교내 다양한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기업과 공동 연구를 펼치는 등 노력이 순위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생들의 실무 능력을 길러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화여대 엘텍공대는 취업을 앞둔 3~4학년 학생에겐 취업멘토 교수제를 통해 교수들이 취업 상담을 해준다. 기업에서 인턴십을 통해 실무를 익히는 ‘산학연계인턴십’, 해외에서 실무를 체험하는 ‘글로벌 필드트레이닝’ 등 산학연계 기관 연수에 참여하면 학점을 딸 수 있는 교과목도 운영한다.
[스트롱코리아] 이화여대 '엘텍 효과'로 19계단 점프… 성균관대 '삼성후광'으로 공대 1위
공학 1위는 성균관대… UNIST 2년 연속 톱10

충북대(21위) 강원대(31위) 경기대(38위)도 올해 공학계열 순위가 작년보다 많이 오른 대학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충북대와 강원대는 공통적으로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창업 및 취업지원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대는 교육의 질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공학계열 1위는 성균관대였다.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부문에서 다른 대학과 점수 차를 벌리면서 종합점수 310점을 기록했다. 삼성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힘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성균관대는 삼성재단과 함께 산학협력 기반의 그랜드 챌린지 테크+이노베이터 인증제, 스마트카 트랙 인증제, 머티리얼스 스쿨 인증제 등 다양한 융복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다학제적 융복합 전공으로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를 2016년 9월 신설하기도 했다.

고려대는 공학계열 4위에 올라 연세대와 서울대를 앞섰다. 고려대는 정성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조직친화력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모든 기업 유형에서 조직친화력 부문 1위에 고려대를 뽑았다. 정량평가에서는 산학협동 및 기술실용화 부문 순위가 높았다. 이공계 특허출원 및 등록 실적이 모든 대학 중 가장 많았다. 그러나 창업 및 취업지원 분야에서는 26위에 머물러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개교한 지 10년이 채 안 됐지만 ‘교육의 질’ 및 ‘연구의 질’ 부문에서 각각 6위를 차지하며 지난해에 이어 10위권에 들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