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청와대 인사에서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50)이 정무비서관으로 이동했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 사건(더불어민주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소통 업무를 담당하는 정무비서관 자리에 특검 조사 대상이 될지 모를 인물을 앉히면서 야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무비서관은 지난해 11월 한병도 정무수석이 승진 이동하면서 7개월가량 공석이었다. 이번 인사 개편에서 송 비서관이 정무비서관으로 전격 이동한 것은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에도 문 대통령의 신임을 재차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송 비서관은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부터 문 대통령의 일정을 관리해온 최측근 인사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야당에 전달할 적임자를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그러나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부속비서관이 특검의 조사를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이번 인사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드루킹 사건에 연루된 사람에게 대(對)국회 업무를 맡긴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송 비서관은 민주당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을 지난 대선 전까지 네 차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야당은 송 비서관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폈다. 더욱이 드루킹 특검 출범을 하루 앞두고 이 같은 인사를 한 것은 문 대통령이 사실상 송 비서관에게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워낙 격무라 일부 순환 배치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 비서관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제1부속비서관에는 조한기 의전비서관(52)이 이동했다. 조 비서관은 충남 태안 출신으로 서령고,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명숙 국무총리 의전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등을 거쳤고 지난 대선 캠프에서 SNS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의전비서관에는 김종천 비서실 선임행정관(50)이 승진 임명됐다. 인천에서 태어난 김 비서관은 제물포고를 졸업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한양대에서 학생운동을 했고, 임 실장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