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혈압계, 유럽고혈압학회 임상시험 국내 최초 통과
체성분분석기 전문기업 인바디(대표 차기철)가 자사 혈압계 'BPBIO320'이 유럽고혈압학회(ESH)에서 주관하는 자동혈압계 임상시험을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혈압계가 ESH 임상시험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SH 임상시험 통과는 네 번째 도전만에 거둔 결실이다. 유럽고혈압학회 회장이자 관련 프로토콜을 정립한 트시오우피스(Konstantinos P. Tsioufis) 교수가 있는 그리스 아테네대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인바디는 2010년 BPBIO320를 출시한 뒤 수년간 혈압계 성능을 향상하는 데 집중해왔다.

2013년 영국고혈압학회(BSH) 임상시험에 도전했으나 탈락한 것을 시작으로 ESH 임상시험에서 두 번 연속 고배를 마셨다. 회사 관계자는 "탈락 이후 다른 국가에서 받은 인증으로 대신하기보다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터널형 자동 혈압계 BPBIO320은 피검자의 심박수에 따라 최고혈압까지 압력을 가해 혈압을 찾는 상향가압방식이 적용된 제품이다. 개인별 특성을 고려해 혈관 변형을 최소화해 혈압을 더 정밀하게 측정하는 것은 물론 결과값의 일관성을 뜻하는 측정 시 재현도를 확보할 수 있다. 또 피검자의 최고혈압에 맞춰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혈압을 잴 때 통증이 적다.

ESH 임상시험은 유럽 CE 인증 시 요구되는 임상시험보다 기준이 엄격하다. CE 인증에 필요한 임상시험은 가이드라인에 맞춰 회사가 자체적으로 계획 및 실행 가능하지만 ESH 임상시험은 업체가 보낸 장비를 학회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ESH 임상시험 통과는 인바디가 혈압계에 대한 적정 기술을 확보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한다"며 "체성분분석기뿐 아니라 혈압계도 주력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BPBIO320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유럽 CE 인증을 취득한 제품이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