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한경바이오헬스포럼 제5차 조찬간담회 토론 내용
27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바이오 신약 및 의료산업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경바이오헬스포럼 제5차 조찬간담회가 열렸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을 비롯해 정부, 병원, 대학, 업체 등 다양한 인사가 모여 바이오 산업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주제발표는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가 맡았다. 김 대표는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한국 바이오 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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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인사말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바이오 산업을 하려면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혜택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분야가 바이오 산업이다. 이 자리를 빌어 정부를 믿고 지원해주시는 국민께 감사드린다. 오늘 아침부터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전문가 분들께 감사드린다. 또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한국경제신문에 감사드린다.

바이오 분야가 4차 산업혁명 분야 중 가장 유망하다. 오늘 아침 신문에 비슷한 기사가 나왔다. 세계로 나가는 케이팜이란 제목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신약 개발에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과기정통부가 노력하고 있는 것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연구개발 혁신이다. 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이 기본이 되는 사업이다. 바이오 산업은 연구개발 없이는 존재할 수 없고 연구개발이 출발점인 산업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융합되어야 한다.

둘째, 의사와 병원 혁신이다. 의사와 병원은 연구의 주체면서 바이오 산업의 최종 제조자이기도. 바이오 산업 발전은 의사와 병원의 참여 없인 불가능하다. 연구병원, 연구의사를 양성하고 병원 중심의 산학연 협업을 돕고 기초의학에서 사업화까지 전주기를 지원하고자 한다. 7월쯤 의사, 병원 혁신전략을 복지부와 함께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허준'이란 드라마를 보면 구도가 있다. 젊을 때는 진료에 집중하고 나이 들어서는 연구에 집중하는 식이다. 우리 의사들도 그렇게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셋째, 규제 혁신이다. 바이오 산업은 생명을 다뤄야 하는 분야기 때문에 규제가 없을 수 없다. 하지만 합리적이어야 한다. 산업과 연구를 저해하지 않도록 선진국 수준으로 규제해야 한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바이오 분야에서의 혁신을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 최대한 연구개발과 산업의 발전에 지장 없도록 할 것이다. 최근 일자리가 화두인데 바이오 분야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일자리도 늘려가도록 하겠다. 바이오 산업에서 일자리 많이 만들어 국민이 혁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 4차 산업혁명과 연구개발을 어떻게 해야 할지 배울 수 있는 시간 되길 바란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 주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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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바이오가 뜨고 있으나 해외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약 하나 개발하는 데 3조원 정도 들고 보통 13년 정도 걸린다. 블록버스터가 되는 확률이 2~3% 된다. 특히 요즘은 1%도 안 된다. 보통 연구개발 인력이 1만 명 넘는 다국적 제약사가 1% 정도다. 아무리 좋은 약을 개발해도 이미 좋은 약 관련 특허가 끝났기 때문에 경쟁하는 것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결과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부상하고 있다. 과거엔 한 사람 유전자 검사하는 데 2조원 들었는데 요즘엔 20만원이면 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유전체 회사들에 몇 조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유전체 회사에 투자하는 게 이 생태계 특성이다.

흥미로운 건 MSD, 존슨앤존슨 등이 그레일에 2조원을 투자했는데 여기 숨어 있는 게 아마존이고, 아스트라제네카가 이쪽에 9000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이 사이에 페이스북이 있다. 이게 트라이앵글이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맥락이다. 과거 대비 지금이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바뀌냐가 중요하다. 의학적 내용 말씀드리면 2000년대 이전에는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등 3000 병상 이상 있는 병원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게 어떤 환자가 오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 볼 수 있는 경험 때문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의료보험이 경험적 처방을 다 인정해줬다. 그런데 요즘 말하는 증거 기반 처방(Evidence-based Medicine)은 2000년대부터 2020년 사이에는 의사들이 검증된 의학에 바탕을 두고 수술하지 않으면 삭감한다. 미국, 영국, 호주에서 이런 흐름을 주도했다. 호주에서도 정부 예산이 많이 나가니까 효율화를 생각한 것이다. 그때쯤 암 센터, 줄기세포 센터, 산부인과 센터 같은 전문 센터들이 뜨기 시작했다. 의사들도 이런 전문 센터에서 트레이닝 받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2020년 이후에는 정밀의료 쪽으로 넘어가는 게 트렌드다. 앞으로는 환자가 어떤 타고난 유전자에 따라 치료했을 때 그 사람의 라이프로그가 어떻게 바뀌는지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분석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기 때문에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면 한국이 따라잡기 힘들 것이다.

한 유명 학술지에 따르면 아이비엠 왓슨이 4년 동안 모은 데이터인데 임상 데이터가 10개면 유전자 데이터는 30개, 라이프로그는 6배가 더 많다고 한다. 유전자 데이터가 환자가 들어올 때 앞으로 바코드 찍듯이 알 수 있고 치료했을 때 매일 바뀌는 신체 특성을 알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임상 결과를 더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블록버스터들이 많진 않다. 많은 컨설팅회사들이 2020년대 이후에는 맞춤의학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그 사례 중 하나가 다국적제약사들이 유전체 회사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5대 산업은 산업이 앞서간 이후에 규제가 생기는데 제약은 규제가 먼저 생긴다. 그래서 규제과학이라고 한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 맞춤의학 개념을 애기하고 한국은 보도자료를 통해서 규제가 이렇게 될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미국, 유럽, 일본은 학술지에 올린다. 맞춤의학을 할 경우엔 빨리 허가하고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한다. 맞춤의학은 표본 크기가 작기 때문에 실패해도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오히려 당근 정책을 편다. 보통 블록버스터의 경우 개발에 13년 걸릴 때 한 달 줄이면 3천억원 줄인다고 머크에서 교육 받았다. 보통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하면 두 달 뒤에 3000명 정리 해고했다고 하는데 정확히는 비정규직 포함해서 5000명 해고한다. 이런 정책을 편다는 건 굉장하다.

EMA와 FDA가 경쟁 구조로 돼 있다. EMA도 맞춤의학 할 거라고 규제 시간표를 정해놨다. 구체적으로 우리는 보험수가를 이렇게 줄 거라고 설계도면을 마련해놨다. FDA가 가이드라인을 바꾸자마자 후보물질이 5개에서 132개로 늘어나고 바로 30% 가까이가 FDA에 접수됐다. 실제로 2018년도 5대 산업의 매출이 1100조원인데 제약산업 매출이 1400조원 정도로 훨씬 더 크다. 연구개발비가 등락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동안 올라가고 있는 게 맞춤의학 때문이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들이 라이센싱 하는 영역 가운데 맞춤의학이 3위를 차지했다. 규제 변화에 따라 연구개발비, 라이센싱 비중, 벤처캐피털 흐름이 순차적으로 바뀌고 있다.

MSD가 개발한 약인 키트루다라는 약이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피부암 말기에서 생존하는 데 사용된 약이다. 보통 피부암은 췌장암과 같은 급이라고 보면 된다. 악성일수록 암세포가 백혈구를 잡아 치료하기 힘들다. 이 약 하나의 가치가 100조원이다. 100조원이면 현대차 두 개에 기아차 하나다. 여기 3만7000명이 달라붙어있다.2017년 3월에 맞춤형 기술 허가한 사례가 벌써 5개의 적응증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허가 받았고 다른 적응증으로 임상시험 중이다.

방광암, 유방암 등 특정 적응증이 아니라 어떤 암 유전자 패턴이 있으면 무조건 허가한다. 임상 1상부터 3상까지 표본 크기를 40개를 요구한다. IIS라고 해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이 있는데 2억원 주면 연구자가 연구할 수 있게 허가한다. 우리가 블록버스터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규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들어가는 게 정확한 신약 개발 사업이다.

카트라는 약이 있는데 환자의 T세포를 뽑아서 바이러스 넣고 공장으로 돌려서 새로운 변화를 준 맞춤형 약이다. 사업은 좋아보여도 내부적으로 보면 문제 있다. 적응증이 다른 약을 썼는데 재발했을 때 쓸 수 있는데 또 재발하면 돈 안 준다. 적응증이 딱 맞아야 한다. 대신 돈을 많이 준다. 노바티스가 홍보를 많이 했으나 지금 상태로는 매출이 생각보다 안 나올 수 있다. 앞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맞춤의학 개념으로 완전히 바뀌고 프리미엄 약가를 책정하고 굉장히 빨리 허가한다.

일본의 링스(LINC)라는 제도는 1조원 예산 투자해 AI 기반 신약 개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2015년 3월에 시작했다. 한국 약사법 공부하신 분은 알겠지만 일본과 굉장히 비슷하다. 목표는 정확하다. 10년에서 소요 시간을 3~4년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비용이 절반으로 축소된다. 한국 과기부에서도 재빠르게 AI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고 여러 기업에 아이비엠 왓슨 같은 것을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정보기술 혁신도 매우 중요하다. CPU에서 GPU가 나오고 TPU가 최근 나왔다. 주요 기업 중 구글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구글 관계자가 최근 헬스케어에 가장 큰 비중을 두겠다고 말했다. 눈 영상을 통해 5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여부를 예측한다. 의사에게는 AI에 영상을 학습시켜서 결과를 얻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하나는 어떤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보고 다시 입원할지 예측했는데 70% 확률로 맞췄다. 의사는 이런 부분에 수요가 있다.

규모 차원에서 우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제가 발표하면서 항상 드리는 말씀이 있다. 아이스하키의 핵심은 체력과 힘이다. 이 사람은 체력과 힘이 약한데도 아이스하키에서 최고다. 한국은 미국, 유럽, 일본을 쫓아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그래서 맥락이 중요하다. 과거는 어땠고 미래는 어떻게 갈지 흐름을 보고 그것의 핵심을 잡아야 한다. 퍽이 어디로 튈지 보고 정부, 대학, 기업이 함께 가야 한다.

패널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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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근 충남대 약대 교수

오늘은 귀한 자리다. 신약 개발 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잘 말씀해줬다. 신약개발만 오랫동안 한 사람으로서 똑같은 질문을 많이 던졌다. 말씀하신대로 신약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데 AI 등을 이용해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가 핵심 질문이다. 그 질문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 중간 단계, 마지막 임상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한국은 AI 기반 신약 개발에 대한 기술과 플랫폼을 가진 연구자들이 많다.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이분들끼리 서로 협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협업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기술과 플랫폼이 있는데 전문가들이 협업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신약 개발은 한 단위의 팀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 부처가 신약 개발 전단계에 거쳐 AI를 활용할 수 있게 정부가 자극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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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대전에 있는 회사를 방문했다. 피부로 느끼고 못하고 말로만 회자되던 기술이 점점 산업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느낀다. 오늘 발표 듣고 느낌이 강해졌다. 2020년 이후는 한국 제약 산업의 지형이 변할 수 있겠다 싶다. 산업계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업계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여러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이 좀 더 확산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경제성을 높일 것이다. 한국 바이오 산업이 아무래도 후발주자여서 전환점이 필요한데 이런 노력이 그 밀알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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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열 생명공학연구센터장

주제발표에서 맥락이라는 말이 있었다. 맥락을 설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에 연구자가 가졌던 생각과 달리 데이터 공유가 중요한 이슈가 됐다. 인센티브 부여 등 제도적 기반반을 잘 다져야 한다. 예컨대 열대지방의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전세계 연구자가 데이터를 공유할 때 본인이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등 연구자의 명예욕과 연결시킬 수 있다. 연구자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거부반응이 감소할 수 있다. 희귀질환도 그렇게 접근하면 좋을 것이다.

AI 관련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가 프로젝트를 마친 뒤 일반 기업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데이터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대에 데이터를 공유하는 게 더 어려워지는 역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아시아의 과학자가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전문가가 훈련 받고 그들이 기업에 취업할 수 있게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래웅 아주대 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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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으로 AI에 대한 투자가 많다. 순서가 맞는지 의문이다. 우선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암인지 아닌지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적절한 AI 알고리즘 개발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 데이터 공급망이 국내에 없다는 점이다. 최소한 병에 대해서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많은 업체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쓸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다. 외국의 경우 그런 데이터를 만들어서 기부한 사례가 있다. 국내에도 그런 게 있어야 한다.

개인정보 보호, 사생활 침해 등 이슈가 있어 단시간에 해결이 어렵다. 그럼에도 데이터를 공급하지 못하면 AI 기반 신약 개발은 모두 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공급망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난 병원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환자 데이터를 병원에서 통합하는 작업을 한다. 기업이 데이터를 쓰려고 할 때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만 주는 사업에 41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것뿐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공급망을 만들어줘야 신약 업체가 세계 시장에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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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지금 정부에서 부처별로 AI를 향해 약진하고 있다. 그것을 집중시켜야 한다. 지금은 너무 산만하다. AI는 사실은 수단일 뿐이다. 그게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오늘 주제는 신약 개발이다. 제약협회와 일을 같이 하면서 느끼는 것은 신약 개발을 빨리 하는 게 목적이라면 AI 업체를 두 단계로 나눠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앞서가는 글로벌 AI 업체와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에서는 그런 것을 다 배제하고 국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가 해외 협력을 잘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업체는 영세하다.

정부에서 프로젝트를 내놓고 일본 링스처럼 AI 업계에서 세계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사서 쓰기 쉽게 해야 한다. 국내 업체는 다 국내 데이터로 한다. 세계적인 업체가 되려면 세계적으로 공개된 데이터를 써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업체는 정부 지원금으로 데이터를 살 수 있게 하고 제약업체가 그 업체와 협력하면 성과가 나지 않겠나. 제약협회에서도 정부에 그것 제안하고 있다. 국내에 너무 몰입하기보다 두 단계로 해서 국내 기업의 해외 협력도 권장하고 해외 기업의 국내 협력도 유도해야 한다. 정부 인사는 외국기업과 일하는 데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을 많이 걱정하는데 현실이 그런 걸 어쩌나. 그렇게 해서도 새로운 약을 만들어내야 한다.

◆장동경 삼성서울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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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통합이 중요하다. 임상 데이터는 가장 질이 좋은 자료다.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실제로 활용하기에 힘든 부분이 있다. 정부 주도로 고속도로를 깔듯 EMR을 확대하니까 2010년까진 좋았는데 지금은 정보 표준 문제가 발생했다. 각 병원이 각개전투 하듯 자체적으로 EMR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정보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 병원도 차세대 EMR 시스템 도입 등 노력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EMR 인증제를 생각하고 있다. 취지는 맞다고 본다. 얼마나 강력하게 구현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병원의 EMR이 한 병원의 문제가 아니고 표준화해야 모든 병원에 적용 가능하다. 미국, 일본을 보면 인센티를 많이 주며 표준화한 EMR을 설치했다. 나중에는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 보면서 서서히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전환했다. 지금 정부가 하는 게 잘 되면 업체들이 강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다. 그것을 어떤 동인으로 정착시킬지에 관한 답은 없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에 해당되는 것이니 확실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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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휘 세종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소프트웨어 분야에 AI라는 새 패러다임이 등장했다.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와 다르다. 과거와 현재의 불연속성이 크다. 제약업체 입장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위해 팀을 구성하면 딥러닝 연구자와 제약 관계자가 만날 텐데 GSK의 경우 신약 개발에 AI 연구자가 참여한 지 2년 됐는데 성공이 불확실하다.

미국에서 신약 개발을 주도하는 집단은 벤처 창업자다. 제약업계와 협업한다. 한국은 딥러닝 연구한 사람이 적을 뿐 아니라 데이터가 적어 이를 밀접히 다뤄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마나 있는 게 병원 데이터다. 딥러닝 연구하는 이들을 모아놓고 이들이 흩어지지 않고 계속 이 분야를 연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딥러닝 이용해 신약을 개발하려면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잡아서 해야 한다. 역량 있는 사람을 모아 협업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하다.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조직적으로 이 부분이 추진되고 있진 않다. 전주기 전방위에서 접근하는 것보다 패러다임이 옮겨지고 있을 때 우리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 있다. 전략을 잘 짜면 늦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마존, 구글에 밀릴 것이다.

◆인치원 카카오브레인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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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카카오가 AI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취지에서 카카오브레인이라는 딥러닝 회사를 만들었다. 사람을 일단 모아야 했다. 딥러닝 연구자를 모았다. 외국에 나가려고 하는 것을 붙잡았다. 이제 40명 정도 모았다. 이게 국내 최대급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그래픽처리장치(GPU)도 돈 되는 대로 많이 사서 국내 최대 분량을 모았다. 이 작업을 하면서 미국, 중국, 에스토니아 등을 돌아다녔는데 거대 기업의 100분의 1이나 될까 의문이다. 주변 보면 다른 기업은 더 힘들 것 같다. 외국에 비해 너무 힘들다. 의료 관련해서는 5~6년 뒤 남아 있을까 의문이다. 인재와 GPU를 모아 나눠 쓸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전기세가 인건비만큼 나온다. 일반 기업은 못한다. 우리가 독점할 생각은 없다. 우리가 많이 도울 수 있게 해달라.

◆김경남 셀바스AI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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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뜨거운 게 딥러닝이다. 우리 회사의 성공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전세계 필기 데이터를 모아서 필기체를 모바일 디바이스나 자동차 패드에서 텍스트로 전환하는 프로그램이 전세계에 누적 4억 대 깔려 있다. 그 프로그램의 바탕이 되는 게 딥러닝이다. 음성 인식 기술과 합성 기술이 콜센터 등에 들어가 있는데 거기도 딥러닝이 적용됐다. 문서 인식 및 서식 인식 알고리즘을 딥러닝 기반으로 바꾸면서 우리 회사의 현금이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요 영역을 헬스케어 쪽으로 옮기고 있다. 성과를 낸 건 건강보험의 코호트 데이터로 4년 이내 특정인에 대한 질환 예측 솔루션을 상용화해 CES에서 글로벌 혁신상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고혈압 확진자에 대한 추가 합병증 예측 모델을 연구하고 있고 패혈증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정형·비정형 데이터와 관련해 8개 의료기관과 함께 연구해 논문 작성, 공동 특허를 추진하고 있다.

범부처 TF를 운영하며 규제를 혁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국내는 의료행위와 헬스케어 서비스 행위의 경계가 모호하다. 이를 좀 더 유연하게 하면 좋겠다. 우리가 한때 통신망을 전국에 깔 땐 IT 강국이었다. 그 시기 미국은 마이크로소프트 말고 별 것 없었다. 지금은 전세계를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중국도 앞서가고 있는데 한국은 뒤처지고 있다. 한국은 의료 빅데이터의 경우 오류가 적어 강점이 있다. 정보기술과 바이오가 협업할 수 있게 정부가 국책과제를 통해 많이 지원하는데 좀 더 현실적인 규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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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춘 과기정통부 생명기술과장

과기부, 복지부, 산업부, 식약처가 함께 마련한 AI 기반 신약개발 과제를 하반기 발표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이를 활용해 선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공고를 내서 선점하려고 한다. 여기서 제안한 내용이 다 나왔다. 일본의 링크 모델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논의 중이다. 구체화하면 공청회 같은 것을 통해 전문가 모아 의견 듣겠다.

신약 개발을 많이 하고 있는데 신약 개발이 규제가 높고 장기간, 고비용, 고위험이기 때문에 진입장벽 높다. 후발주자가 나와서 따라잡기 힘들다. 따라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바이오시밀러 등이 나오는데 AI가 그 중 하나다. 패러다임을 바꿔서 우리가 치고 나가보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중국, 미국이 앞서는 것 같고 인력이 부족해 고민이다. 예산 확보 등은 지금은 말씀드리기 힘들지마만 더 구체화하도록 노력하겠다.

◆오호정 식약처 유전자재조합의약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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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차세대 첨단신약을 개발하려면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 기술 및 산업환경 변화에 대비해 크게 세 가지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첫째, 규제 혁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의료제품이나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규제기관이 따라가는 데 현재 인력으로는 버겁다. 이런 현실에서 출현 속도를 따라가 차이를 줄여 합리적 허가 및 심사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 첨단 바이오 융복합 제품에 대한 유연한 심사방안을 사전 제시해 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 요소를 미리 제거하겠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해 그것을 담보할수 있도록 하겠다.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겠다.

둘째,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제품 출시를 앞당기도록 2014년부터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분야별 맞춤형 밀착 지원도 시행하고 있다. 정책은 향후 계속될 것이고 연구개발 초기부터 제품화단계까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 빅데이터 관리다.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통합정보를 분석하는 데 식약처가 안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것은 필수다. 선진국의 규제기관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임상시험 승인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리도 거기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정보화 계획을 다시 수립해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 5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제품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모든 의료제품 전주기 정보를 모으고 추적 및 분석 등 종합적으로 관리해 국민과 연구개발자의 수요에 맞는 통합의료정보시스템을 제공할 계획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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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규 과기정통부 차관

인재를 키우는 게 제일 큰 숙제다. 오늘 말씀하신 내용은 정책 추진 시 체크리스트로 쓰겠다. 공부 많이 할 수 있었다. 정부가 하는 일이 답답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답답하지 않으면 독재다. 답답하더라도 똑바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10년 후에 보면 한발짝 나가 있을 것으로 본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