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강사라 믿음직…韓교육생 열정적" 서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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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재단 '2018 기술인재양성교육' 참여한
사출성형과정 연수생 연제현 진영정밀 부장
50년 경력 니히라 노부히로 열처리과정 강사
사출성형과정 연수생 연제현 진영정밀 부장
50년 경력 니히라 노부히로 열처리과정 강사
현업 애로 과제를 들고 온 국내 중소기업 임직원도, 강사로 초청된 일본 우수 퇴직기술자들도 무척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 20~22일 경기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된 ‘2018 기술인재양성교육’은 일본인 강사진과 한국인 연수생 모두 “2박3일이 너무 짧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주관한 이번 교육은 △금형설계(프레스금형) △로봇(적용기술) △사출성형(플라스틱) △소성가공(금속) △열처리 △자동화(FA) △절삭가공기계 △표면처리(도금) 8개 과정으로 나뉘었다. ‘문제 해결형 교육과정’을 표방한 만큼 과정당 연수생을 최대 6명으로 제한해 집중도를 높였다. 과정마다 통역을 붙여 실질적 도움이 되는 소수정예 교육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2박3일간 이들은 국적을 넘어 마음을 터놓는 사제지간이 되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성과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인 연수생들은 “장인으로 소문이 자자한 일본인 선생님이라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일본인 강사들도 “한국인 연수생들의 열성적 모습에 더욱 열심히 가르치려 노력했다”고 화답했다. 단순 기술교육을 넘어 한·일 양국의 신뢰를 쌓는 자리로 발전한 셈이다.
사출성형과정 수료한 연제현 부장
"이론적 궁금증 해소할 수 있었다"
- 간단히 자신을 소개해 달라.
“경기 안양에 소재한 ㈜진영정밀에서 품질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이 20명 가량 되는 회사다. 일한 지는 15년 정도 됐다. 이번 교육에는 사출성형 과정에 참여했다.”
- 어떤 계기로 교육에 참여했나.
“회사가 금형 제작을 한다. 금형 제작은 사출성형에 필요한데 사출성형을 잘 모르니 답답하더라. 고객사와 의견을 주고 받는 데도 한계가 있고… 관련 지식이 있으면 의견 제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사출성형은 어떤 것인지 배우고 싶어 교육에 참여했다.”
- 교육 수료 소감은.
“2박3일 교육기간이 금세 지나갔다. 사실 처음엔 일본인 강사 분이라 가르쳐주는 걸 제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도 했다. 기우였다. 선생님도 열심히 가르쳐주고 통역도 잘 돼 좋았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기간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회사와 한일재단이 약 5년 전부터 인연을 맺었다. 금형 수출, 현지 비즈니스 매칭(business matching)이 주목적이었는데 재단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많더라. 이번 교육 참여가 좋은 기회가 됐다.”
- 인상 깊은 점이 있었다면.
“사출성형 과정 강사뿐 아니라 다른 과정 강사 분들이 모두 저보다 연배가 위인 퇴직기술자들이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고. 그럼에도 친근하게 대해주고 질문에 답변도 친절하게 해줬다. 2박3일 동안 많이 가까워졌다. 개인적으로 사진 촬영을 무척 좋아한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진 찍었는데 귀찮아하지 않고 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웃음).”
- 국내 지도와 차이점이 있는지.
“일본인 강사라서 더 믿음이 갔다. 금형이나 사출 기술에서 일본이 조금 앞서있으니. 국내에서 배운 적도 있는데 주로 경험 위주 강의였다. 이론적으로는 잘 설명하지 못한다고 할까. 예를 들어 사출성형의 조건, 압력·속도·온도 등을 조정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경험상 그렇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교육에서는 이론적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점수를 매기자면 A+ 이상을 주고 싶다.”
- 어떤 과정이든 이론이 중요한데.
“그렇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3D(Dirty·Difficult·Dangerous) 산업이란 인식 탓인지 이론보다는 경험에 의한 눈대중이나 어림짐작으로 대신하곤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교육이 진행될수록 선생님의 충실한 답변에 욕심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에 배워간다. 회사가 하는 금형 제작과 사출성형은 뗄 수 없는 관계로 많은 부분 사출성형의 문제점이 곧 금형 제작의 문제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출성형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면 금형 제작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회사로 돌아가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회사의 금형 설계 담당자에게 교육에서 익힌 내용을 전하려 한다. 빨리 현업에 적용해보고 싶다. 배운 걸 잊어버리기 전에 돌아가자마자 전파해 우리 노하우로 만들 계획이다.”
열처리과정 니히라 노부히로 강사
"열성적 자세, 활발한 논의 인상적"
- 경력이 궁금하다.
“열처리 관련 일을 한 지는 50년 조금 넘는다. 도쿄도립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공장에서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연구소에서 주로 일본 중소기업 기술지도를 했었다.”
- 지금 하는 일과 비슷한데.
“여러 생산 현장을 돌아다니며 기술지도를 했으니 한국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은 셈이다. 지금도 일본에서 2개 기업의 기술고문 형태로 월1회씩 방문해 지도하고 있다. 기술지도 하려면 스스로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도 유사하다.”
- 한국에서 지도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한일재단처럼 일본에도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이 있다. 일한재단에서 여러 번 강의나 세미나를 하고 책도 쓰는 등 관계를 맺어왔다. 일한재단을 통해 한일재단 측 의뢰를 받았다. 이 교육 같은 경우 2012년 시작해 올해로 7년째 됐는데 저는 매번 참석했다.”
- 기술지도 하면서 느낀 양국의 차이점은 없는지.
“특별히 다른 점은 없지만 한국 분들은 굉장히 열심히 배우려 달려든다, 가르치는 저까지 열정이 생길 만큼(웃음). 어떤 측면에서는 제가 공부하기도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설비 면에서는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 단 설비가 좋아도 기본 지식이 부족해 설비를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핵심은 연수생들이 갖고 온 과제를 논의해 해결하는 것이다. 일반적 강의가 아니라 현장 애로점을 푸는 실용적 강의이므로 참석자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현장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완벽한 해결법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 이번 교육과정의 특징을 꼽는다면.
“연수생들이 들고 온 과제가 많았다.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서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우리는 이렇게 한다’ 등 도움 될 만한 의견들이 활발히 오갔다. 특정 인물이나 일부가 아니라 전원이 논의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구체적으로 강의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기술의 전문적 내용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개략적으로 정리해보겠다. 열처리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난다. 열처리해 표면을 강화시켰는데 변형되면 못 쓰지 않나. 진공 열처리를 하면 깨끗한 면을 얻을 수 있지만 변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각종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게 교육의 골자다.”
- 2박3일 안에 과제를 온전히 해결하기는 쉽지 않겠다.
“설비 문제나 제품 형상의 복잡성 등에 따라 열처리 조건이 달라진다. 교육에서는 사진을 보고 이런 식으로 설치를 바꿔보라든지, 온도·시간 등 가공 조건을 바꾸라든지, 열처리 시 가열 및 냉각 시간을 조절해보라든지… 여러 조언이 도출된다. 그러면 회사에 돌아가 직접 적용해본 뒤 피드백을 주곤 한다. 추후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뒤 지도한 사례도 있다.” ☞ 韓중소기업 애로점 풀어주는 日장인들…"2박3일 너무 짧다"
오산=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이 주관한 이번 교육은 △금형설계(프레스금형) △로봇(적용기술) △사출성형(플라스틱) △소성가공(금속) △열처리 △자동화(FA) △절삭가공기계 △표면처리(도금) 8개 과정으로 나뉘었다. ‘문제 해결형 교육과정’을 표방한 만큼 과정당 연수생을 최대 6명으로 제한해 집중도를 높였다. 과정마다 통역을 붙여 실질적 도움이 되는 소수정예 교육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2박3일간 이들은 국적을 넘어 마음을 터놓는 사제지간이 되었다. 마지막 프로그램인 성과토론회에 참석한 한국인 연수생들은 “장인으로 소문이 자자한 일본인 선생님이라 더욱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일본인 강사들도 “한국인 연수생들의 열성적 모습에 더욱 열심히 가르치려 노력했다”고 화답했다. 단순 기술교육을 넘어 한·일 양국의 신뢰를 쌓는 자리로 발전한 셈이다.
사출성형과정 수료한 연제현 부장
"이론적 궁금증 해소할 수 있었다"
- 간단히 자신을 소개해 달라.
“경기 안양에 소재한 ㈜진영정밀에서 품질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이 20명 가량 되는 회사다. 일한 지는 15년 정도 됐다. 이번 교육에는 사출성형 과정에 참여했다.”
- 어떤 계기로 교육에 참여했나.
“회사가 금형 제작을 한다. 금형 제작은 사출성형에 필요한데 사출성형을 잘 모르니 답답하더라. 고객사와 의견을 주고 받는 데도 한계가 있고… 관련 지식이 있으면 의견 제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사출성형은 어떤 것인지 배우고 싶어 교육에 참여했다.”
- 교육 수료 소감은.
“2박3일 교육기간이 금세 지나갔다. 사실 처음엔 일본인 강사 분이라 가르쳐주는 걸 제가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도 했다. 기우였다. 선생님도 열심히 가르쳐주고 통역도 잘 돼 좋았다. 공부를 더 하고 싶은데 기간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회사와 한일재단이 약 5년 전부터 인연을 맺었다. 금형 수출, 현지 비즈니스 매칭(business matching)이 주목적이었는데 재단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많더라. 이번 교육 참여가 좋은 기회가 됐다.”
- 인상 깊은 점이 있었다면.
“사출성형 과정 강사뿐 아니라 다른 과정 강사 분들이 모두 저보다 연배가 위인 퇴직기술자들이다. 국적도 언어도 다르고. 그럼에도 친근하게 대해주고 질문에 답변도 친절하게 해줬다. 2박3일 동안 많이 가까워졌다. 개인적으로 사진 촬영을 무척 좋아한다.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진 찍었는데 귀찮아하지 않고 응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웃음).”
- 국내 지도와 차이점이 있는지.
“일본인 강사라서 더 믿음이 갔다. 금형이나 사출 기술에서 일본이 조금 앞서있으니. 국내에서 배운 적도 있는데 주로 경험 위주 강의였다. 이론적으로는 잘 설명하지 못한다고 할까. 예를 들어 사출성형의 조건, 압력·속도·온도 등을 조정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명쾌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경험상 그렇다’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번 교육에서는 이론적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점수를 매기자면 A+ 이상을 주고 싶다.”
- 어떤 과정이든 이론이 중요한데.
“그렇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3D(Dirty·Difficult·Dangerous) 산업이란 인식 탓인지 이론보다는 경험에 의한 눈대중이나 어림짐작으로 대신하곤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교육이 진행될수록 선생님의 충실한 답변에 욕심이 생겨 더 적극적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에 배워간다. 회사가 하는 금형 제작과 사출성형은 뗄 수 없는 관계로 많은 부분 사출성형의 문제점이 곧 금형 제작의 문제점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출성형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면 금형 제작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회사로 돌아가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회사의 금형 설계 담당자에게 교육에서 익힌 내용을 전하려 한다. 빨리 현업에 적용해보고 싶다. 배운 걸 잊어버리기 전에 돌아가자마자 전파해 우리 노하우로 만들 계획이다.”
열처리과정 니히라 노부히로 강사
"열성적 자세, 활발한 논의 인상적"
- 경력이 궁금하다.
“열처리 관련 일을 한 지는 50년 조금 넘는다. 도쿄도립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했다. 공장에서 근무하지는 않았지만 연구소에서 주로 일본 중소기업 기술지도를 했었다.”
- 지금 하는 일과 비슷한데.
“여러 생산 현장을 돌아다니며 기술지도를 했으니 한국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은 셈이다. 지금도 일본에서 2개 기업의 기술고문 형태로 월1회씩 방문해 지도하고 있다. 기술지도 하려면 스스로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도 유사하다.”
- 한국에서 지도하게 된 계기는 뭐였나.
“한일재단처럼 일본에도 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이 있다. 일한재단에서 여러 번 강의나 세미나를 하고 책도 쓰는 등 관계를 맺어왔다. 일한재단을 통해 한일재단 측 의뢰를 받았다. 이 교육 같은 경우 2012년 시작해 올해로 7년째 됐는데 저는 매번 참석했다.”
- 기술지도 하면서 느낀 양국의 차이점은 없는지.
“특별히 다른 점은 없지만 한국 분들은 굉장히 열심히 배우려 달려든다, 가르치는 저까지 열정이 생길 만큼(웃음). 어떤 측면에서는 제가 공부하기도 한다. 한국이 일본보다 설비 면에서는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 단 설비가 좋아도 기본 지식이 부족해 설비를 100% 활용하지 못한다는 느낌도 받는다.”
- 교육은 어떻게 이뤄지나.
“핵심은 연수생들이 갖고 온 과제를 논의해 해결하는 것이다. 일반적 강의가 아니라 현장 애로점을 푸는 실용적 강의이므로 참석자들에게 도움이 됐을 것이다. 물론 현장을 직접 보지 않고서는 완벽한 해결법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 이번 교육과정의 특징을 꼽는다면.
“연수생들이 들고 온 과제가 많았다. 열띤 토론이 벌어졌고 서로 ‘이렇게 하면 좋겠다’, ‘우리는 이렇게 한다’ 등 도움 될 만한 의견들이 활발히 오갔다. 특정 인물이나 일부가 아니라 전원이 논의에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구체적으로 강의는 어떻게 이뤄졌는지.
“기술의 전문적 내용을 설명하긴 어렵지만 개략적으로 정리해보겠다. 열처리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난다. 열처리해 표면을 강화시켰는데 변형되면 못 쓰지 않나. 진공 열처리를 하면 깨끗한 면을 얻을 수 있지만 변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각종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게 교육의 골자다.”
- 2박3일 안에 과제를 온전히 해결하기는 쉽지 않겠다.
“설비 문제나 제품 형상의 복잡성 등에 따라 열처리 조건이 달라진다. 교육에서는 사진을 보고 이런 식으로 설치를 바꿔보라든지, 온도·시간 등 가공 조건을 바꾸라든지, 열처리 시 가열 및 냉각 시간을 조절해보라든지… 여러 조언이 도출된다. 그러면 회사에 돌아가 직접 적용해본 뒤 피드백을 주곤 한다. 추후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한 뒤 지도한 사례도 있다.” ☞ 韓중소기업 애로점 풀어주는 日장인들…"2박3일 너무 짧다"
오산=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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