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로봇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로봇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인하대 제공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명지대 본교의 지난해 2학기 전체 강의 1538개 가운데 56.4%인 867개는 수강생이 20명을 밑도는 강의였다. 수강생 숫자가 적은 소규모 강의는 교수가 학생들을 더 세심히 지도해줄 수 있어 일반적으로 대형 강의보다 교육의 질이 높다. 명지대는 전체 강의 중 소규모 강의 비중이 높은 대학이다. 작년 1학기에도 전체 강의 1628개 중 20명 이하 강의가 883개로 가장 비중이 컸다.

대형강의 ‘0’ 명지대

[스트롱코리아] '소규모 강의' 비중 높은 명지대, 교육의 質 돋보였다
명지대는 ‘2018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교육의 질 부문에서 성균관대와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종합순위(36위)보다 29계단 높은 순위다. 소형 강의 비중이 높은 데 힘입어 강의 규모 적절성 지표는 5위에 올랐다. 명지대에서 수강인원 200명을 초과하는 대형 강의는 지난해 통틀어 하나도 없었다. 올해 1학기에도 200명 초과 대형 강의는 개설하지 않았다. 명지대 관계자는 “소규모 강의는 학생 개인의 특성에 따라 교수가 맞춤형으로 지도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형 강의에 비해 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평가항목 중 성적 엄정성에서도 명지대는 5위를 차지했다. 학점을 엄정하게 매길수록 학생 간 경쟁이 치열해져 학습의 질이 높아진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2016년 명지대 본교 졸업자 1576명의 평균 학점은 4.5점 만점에 3.29점. 백분율로 치면 86.2점이다. 백분율 95점 이상 되는 학생 수는 75명으로 전체 학생의 4.8% 정도였다. 학점마다 수강생 비율을 정해놓고 상대평가하기 때문에 교수가 학점을 후하게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 학생 절반이 A학점을 맞는 등 일부 대학의 학점 부풀리기 관행과 거리가 멀다.

명지대는 다만 연구의 질, 산학협동 등의 부문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우수한 교육 환경을 연구와 취업 등으로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올해도 특성화대학이 싹쓸이

[스트롱코리아] '소규모 강의' 비중 높은 명지대, 교육의 質 돋보였다
과학교육과 연구에 특화된 포스텍, GIST(광주과학기술원), KAIST, UNIST(울산과학기술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교육의 질’ 부문 상위를 휩쓸었다. 포스텍과 GIST는 1위와 2위, KAIST와 UNIST는 공동 3위였다. 이들 대학은 높은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과학교육의 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GIST는 강의 규모의 적절성과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중도포기율, 학부졸업생 대비 석사 전환율 등이 모두 1위였다. 포스텍은 교수확보율에서 1위를 차지했고,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과 국가우수장학금 수혜율 등의 항목에서도 상위에 안착했다.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의 교육의 질 순위는 서울대(5위) 한양대(6위) 성균관대(7위) 순이었다. 이 중 서울대는 교수 확보율(1위),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6위), 학부 졸업생 대비 석사진학률(5위) 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성균관대는 교수 확보율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고득점했다.

특성화 대학과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을 제외하면 인하대가 1위였다. 중도포기하는 학생이 적어 교육의 질 부문 중도포기율 항목에서 6위로 서울대(8위)를 앞질렀다. 국가우수장학금 수혜율 항목에서 5위를 기록한 한동대도 눈에 띄는 결과를 냈다. 한동대는 중도포기율 항목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