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식을 국내 주식처럼 사고파는 ‘주식 직구족’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성과가 나은 미국 등 글로벌 증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주식 직구' 열풍… 기술株 쓸어담았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6월20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직접 매수 규모는 91억8527만달러(약 10조2655억원)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수금액(50억4452만달러)보다 82.08% 늘었다. 2016년 연간 매수금액(63억7434만달러)보다는 44.09% 많다.

해외 주식 직구족들이 올 상반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미국의 대표적 기술주인 아마존(나스닥 상장)이었다. 5억9631만달러(약 6656억원)어치를 매수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그룹(3억8406만달러), 홍콩 증시에 상장된 텐센트지주회사(3억6579만달러)와 차이나 AMC CSI300 ETF(2억7972만달러), 나스닥에 상장된 엔비디아(2억1857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술주에 집중됐다.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기술주 열풍에 올라탔다는 분석이다.

성과도 있었다. 직구족이 올 상반기 많이 산 10개 해외 주식 중 상승률 1위는 넷플릭스였다. 넷플릭스는 올 들어 26일(현지시간)까지 108.05% 올랐다. 이 기간 넷플릭스를 포함한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5.66%로, 외국인을 제외한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많이 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상승률(3.74%)보다 높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미·중 통상 갈등 여파 등으로 한국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스닥 기술주 등은 계속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글로벌 대표 종목을 중심으로 해외 직구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종현/김동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