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장하성 정책실장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은 27일 청와대 경제팀의 교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라며 문책인사론을 반박했다.

장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전날 인사로 청와대를 떠나는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등에게 “만남과 헤어짐, 정부 정책의 부침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장 실장은 이어 “우리 정부의 정체성과 방향을 흔들고 싶어하는 사람은 자기방식대로 해석하고자 하지만 여러분은 결코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통령의 비서로 들어왔고 국민의 비서다. 국민의 힘으로 세운 정부가 세상을 바꿨다는 것을 훗날 역사가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자 추진력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것”이라고 두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장 실장은 좀 비감했다”며 “한동안 말을 못하다가 입을 뗐다”고 전했다.

반 수석은 이 자리에서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말만 많았지 착수하지 못하다 이번 정부에서야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방 경찰 사회복지 인력도 늘 과로에 시달리고 서비스가 잘 안 되는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 1년 이를 개선하는 일에 들어간 것이 보람 있었다”며 “하지만 국민의 삶이 달라지는 것을 체감하는 게 중요한데, 그 짐을 남기고 가게 돼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은 “지난 1년 정부 정책에 일대 대전환이 일어났고, 학자로 주장한 내용이 정책으로 자리 잡아 무한한 영광으로 느낀다”며 “그동안 입이 있어도 말하기 조심스러웠는데 이제 재갈이 풀렸다. 앞으로 자유롭게 주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으로 구성된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홍·반 수석과 함께 교체된 하승창 사회혁신수석도 “1년간 극적인 상황이 많이 벌어졌다. 한가운데서 일하고 경험한 것은 행운이었고 기회를 준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나가서도 보답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책성 인사란 세간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