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7일 ‘동아시아 과학의 스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세계적 유전자 교정 전문가인 김진수 단장과 RNA(리보핵산)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업적을 내고 있는 김빛내리 교수 등 동아시아 과학자 10명을 소개했다.
김 단장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UC버클리 교수, 펑장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와 함께 3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 기술의 권위자다. 유전자가위는 생명 정보를 담은 DNA를 구성하는 염기를 마치 책 내용을 편집하듯 자르고 붙여넣는 기술이다.
네이처는 김 단장이 2013년 세계 최초로 살아있는 세포의 유전자 교정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해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와 함께 세계 처음으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배아(수정란)를 교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김 단장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잦은 기근으로 인한 북한의 기아 문제에 유전자가위가 활용된다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와 북한의 외교관계가 호전되면서 북한 학생들이 함께 연구에 참여하면 이들이 돌아가 빠르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RNA 탐험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연구비도 학생도, 경험도 전무한 환경에서 시작해 미개척 연구 분야인 마이크로RNA 연구에서 세계적 성과를 내고 있는 김 교수의 활약도 소개했다.
그가 대학원 시절 연구 대상이던 곰팡이나 바이러스를 뒤로하고 새 분야인 miRNA 연구에 도전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부족한 연구비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비용이 좀 더 적게 들고 창의적인 연구를 설계하면서 생명 현상을 조절하고 유전자 발현을 막는 miRNA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어려운 문제에 도전했다고 네이처는 설명했다.
네이처는 지금은 스타 여성 과학자인 김 교수가 한때 경력단절 여성 과학자가 될 뻔했다는 사례를 소개하며 여성 과학자 비율이 19%인 한국 과학계에 중요한 롤모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