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폭스의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 매각' 전제조건 붙여
월트디즈니, 21세기폭스 인수전 고지선점… 반독점당국 승인
월트디즈니가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 중 일부인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인수전에서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얻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미국 법무부는 27일(현지시간) 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를 승인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다만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을 이미 보유한 디즈니에 대해 21세기폭스의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을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미 법무부의 이 같은 결정은 AT&T와 복합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의 합병과 관련, 독점이 우려된다면서 미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합병 승인 판결이 나온데 이어 이뤄진 것이다.

디즈니는 21세기폭스 인수가로 주식과 현금을 합쳐 713억 달러(약 79조8천560억 원)를 제시한 상황이다.

디즈니는 당초 지난해 12월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거대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가 더 높은 가격인 65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자 인수가를 대폭 올린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 법무부의 승인에 대해 "디즈니의 입지를 강화했다"고 평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컴캐스트와의 전투에서 디즈니에 힘을 실어줬다고 전했다.

인수 대상은 21세기폭스의 영화사업과 TV스튜디오, 미 케이블 네트워크 FX, 내셔널지오그래픽, 해외채널 스카이PLC와 스타인디아 등이다.

콘텐츠 스트리밍업체 훌루 지분 3분의 1도 포함돼 있다.

다만, 폭스 뉴스와 폭스 비즈니스, 폭스 스포츠 네트워크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마칸 델라힘 미 법무부 반독점 국장은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 매각' 조건과 관련, "디즈니와 폭스가 경쟁해온 지역 시장에서 스포츠 프로그램 경쟁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측은 "21세기폭스 인수가 경쟁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법무부의 결정에 기쁘다"면서 "21세기폭스 인수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하게 할 놀라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컴캐스트는 법무부 결정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WSJ은 컴캐스트가 21세기폭스에 대한 인수가 상향 등 새로운 인수제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다른 기업이나 사모펀드 등과 파트너십을 탐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