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용호동 W , 부산의 새 '랜드마크'로 우뚝 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부산 해운대구에서 출발해 차를 타고 광안대교를 달리다 보면 남서쪽으로 눈길을 끄는 4개의 건물이 있다. 부산 남구 용호만에 접해 있는 69층짜리 초고층 건물이다. 주변을 압도하는 높이와 함께 하늘로 열린 게이트 형상의 고층부, 물결치는 파도 디자인이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초고층 아파트들과 대칭을 이루고 있다. 건설·건자재 전문기업 아이에스동서가 시공을 맡아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부산 남구 용호동 ‘W(더블유)’가 그 주인공이다. 부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W가 2018년 상반기 한경 주거문화대상 종합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산 남구의 새 랜드마크”

부산 용호동 W , 부산의 새 '랜드마크'로 우뚝 선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W는 지하 6층~지상 69층, 4개 동으로 연면적 49만480㎡에 이르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다. 전용면적 98~244㎡ 1488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건물 높이만 246.4m에 이른다. 광안대교 건너편의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초고층 아파트들과 대칭되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층으로 지어진 만큼 조망권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전체 가구의 98%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고 부산 도심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또 전체 가구의 70%는 부산의 대표적 야경인 광안대교를 거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W는 ‘건축디자인의 세계화’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국내외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상품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로랑 살로몽 교수가 참여한 A.S.A사의 설계를 도입했다. 정돈되면서도 힘이 넘치는 디자인은 바닷가에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의 정체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내 설계도 기존 주상복합 아파트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마름모꼴 안방, 세모꼴 거실바닥, 기하학적 모양의 안방 등 겉모습에 치중한 기존 주상복합과는 달리 한국인 정서에 맞는 사각형 설계로 가구 배치 및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전용률을 76%까지 끌어올려 일반 아파트와 차이가 없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전용률이 99.2%까지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W 효과’로 아파트 가치 상승

초고층 건축은 높은 기술력과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공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도 참여가 녹록지 않은 초대형 프로젝트다. 아이에스동서는 부산에서 47층 해운대 아델리스 등의 사업 참여 경험을 바탕으로 시공능력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69층짜리 초고층 건설 프로젝트를 직접 시공해 비용을 줄이고 약속된 공사기한을 지켜 분양가를 낮췄다”며 “이 혜택을 돌려줌으로써 기업과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폈다”고 설명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이 같은 노력은 아파트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다. 2014년 3월 당시 W의 분양가는 3.3㎡당 평균 1470만원대였다. 4년이 지난 현재는 1843만원(국민은행, 6월 현재 시세 기준)이다. 가격 상승률이 25%에 달한다. 3.3㎡당 400만원 가까이 뛴 것이다. 전용면적 104.19㎡ 아파트는 분양 당시 가격이 4억9790만~5억7320만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7억3500만~8억2000만원이다. 또한 전용면적 123.69㎡의 34층은 분양가가 6억5760만원이었지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달에 9억1060만원에 거래됐다. 2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올랐다.

입지와 내부 상업시설 등을 차별화한 것도 W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W는 황령터널, 번영로, 광안대교 등이 가까워 시내·외 접근성이 좋다. 문화회관, 부산박물관, 유엔평화공원, KBS방송국 등 주요 시설이 가깝다. 용문초, 분포초·중·고, 대연고, 동천고, 중앙고, 배정고, 예문여고 등 부산의 명문학군을 배정받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의 초대형 오션 테라스 상가인 ‘W스퀘어’는 연면적만 9만8492㎡에 이르는 초대형 상가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바다 조망권을 갖춘 지중해 스타일 스트리트몰로 들어섰다.

“안전하고 품격 높은 거주문화 창출”

W의 스마트 시스템과 잘 갖춰진 커뮤니티는 단지 내 생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입주민 자녀의 학습을 위한 독서실, 도서관을 비롯해 함께 모여 그룹 스터디를 할 수 있는 세미나실도 있다.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는 조깅 트랙과 탁구장,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연습장, 수영장, 스크린골프장 등은 입주민의 건강한 삶을 돕는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조경의 품격도 높였다. 신라호텔의 조경을 완성한 삼성에버랜드 E&A사업부가 조경을 설계해 바다와 어울리는 공간을 만들었다. 광장분수, 생태연못 등 단지 곳곳에 7개의 테마 수경시설을 도입했다. 대형 잔디광장 및 분수광장을 조성해 굳이 멀리 나가지 않아도 단지 내에서 가족 피크닉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황령산, 광안대교, 이기대 방향으로 전망테라스 3곳을 만든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W는 바닷가에 위치한 만큼 건물의 내구성과 내진성 강화에 역량을 집중했다. 기안건축, 한미글로벌 등과 손잡고 컴퓨터 및 축소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강한 내진구조 설계를 갖췄다. 태풍방재 시스템과 함께 염해도 차단해 해안가 고층건물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자 했다. 건물에 바람이 부딪힐 때 바람에 의해 발생하는 풍하중에 대해 약 15%의 안전율 설계를 적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역대 태풍 중 가장 강력했던 2003년 ‘매미’의 최대 풍속(60㎧)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며 “모든 지하 출입구에는 차수판을 설치하고, 바닷가의 전면부에는 방재셔터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염해 차단을 위해 주동부 외부 커튼월의 일부를 불소수지 도장으로 처리했다. 재해 상황에도 안전한 피난이 가능하도록 가구별로 하향식 피난구를 설치했다. 각 동 30층과 57층에 피난안전구역을 만들었고, 비상용 승강기 외에 동마다 별도의 피난용 승강기 2대씩을 마련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