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양승태 사법농단' 시국회의…진상규명 촉구
시민단체와 노동·종교·학계 단체들이 시국회의를 열고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등 103개 단체는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시국회의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라고 믿어왔지만, 작금에는 대법원에 의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참히 산산조각이 났다"며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법원 설립을 위해서라면 판결을 흥정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판결로 어떤 이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고, 어떤 이들은 생을 포기하기까지 했다"며 "그러나 정작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판결이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한 덕담'용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양승태 대법원 아래서 법관이 법관을 사찰하는 반헌법적 활동을 벌인 점도 드러났다"며 "법원행정처가 정보기관을 방불케 하는 사찰행위를 자행한 것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법원의 3차 조사결과가 발표된 지 한 달여 만에 검찰 수사가 시작됐지만, 대법원의 비협조로 수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복구 논의는 시작도 못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 검찰 수사 협조 ▲ 피해자 구제 대책 제시 ▲ 법원행정처 개혁을 포함한 법원 개혁 방안 제시 ▲ 국민에 대한 책무 수행 등을 대법원에 요구했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단체들은 향후 사법 농단 문건의 전면 공개,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 등을 목표로 피해자와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다음 달 5일을 시작으로 7월 매주 목요일마다 '릴레이 피해자 증언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피해자 단체 대표로 나선 민주노총의 양동규 부위원장은 "어제 경기도 평택에서 쌍용차 해고자가 또 숨진 채 발견됐다"며 "사법부에 의한 생존권, 기본권 유린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비판했다.

쌍용차 해고 사건은 KTX 해고승무원 문제 등과 함께 사법 농단의 결과로 지적된다.

양 부위원장은 "문제를 책임져야 할 대법원장은 협조조차 하지 않고 있고, 행정·입법권력도 관망하고 있다"며 "재판 거래 희생을 막기 위해 누구든 가리지 않고 나서서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