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샤오미 上] '대륙의 기적'되다…다음달 홍콩증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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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小米)가 다음달 홍콩증시에 상장한다. 2016년 중국우정저축은행(74억달러·약 8조3190억원) 규모 상장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창업 8년 만에 샤오미를 세계 4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키운 창업자인 레이쥔(雷軍) 회장은 세계적인 IT 거부로 등극하게 됐다.
◆샤오미, 다음달 홍콩증시 상장…레이쥔 회장 '대륙의 거부' 등극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샤오미는 다음달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샤오미가 이번 IPO로 조달하는 금액은 최대 61억달러(6조857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21억8000만주를 주당 17∼22홍콩달러(2435∼3151원)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의 총 기업가치는 539억~698억달러(60조5943억원~77조4573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시행하면 최고 703억달러(약 79조312억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당초 예상되던 조달 규모인 100억달러(11조2420억원)와 기업가치인 1000억달러(약 112조4200억원)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샤오미가 당초 중국예탁증권(CDR)을 통한 중국증시로의 상장도 검토하면서 1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19일 중국 증시 상장을 잠정적으로 연기해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면서도 "2년 만에 글로벌 최대 규모의 IPO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샤오미의 홍콩증시 상장은 홍콩증권거래소의 차등의결권 보장 조치에 따른 선택이다. 홍콩거래소는 샤오미 유치를 위해 25년 만에 상장 규정을 고쳐 신(新)경제 및 바이오테크 기업에 한해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기로 했다. 샤오미는 홍콩증권거래소가 도입한 차등의결권 혜택을 받는 첫 기업이 될 전망이다.
샤오미 상장과 함께 지분 77.8%를 보유하고 있는 레이쥔 회장은 손꼽히는 중국 IT 거부가 된다. 리카싱(李嘉誠) 전 청쿵그룹 회장과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그룹 회장 등도 샤오미 주식 매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륙의 실수' 샤오미, '대륙의 기적' 되기까지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스마트폰인 '미(米) 시리즈'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좁쌀'이란 뜻의 기업명은 레이쥔 회장이 창업 멤버들과 함께 좁쌀죽을 먹으며 꿈을 키운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의 스마트폰 ‘미원(Mi1)'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한 결과, 2014년에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후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공기청정기 '미에어', 보조 배터리와 태블릿PC인 '미패드'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IT업계에서는 온라인 중심의 사업 및 마케팅 모델을 샤오미의 성공비결로 꼽는다. 5%를 넘지 않는 저마진 정책과 함께 온라인 스토어 전용 판매 전략을 취해 돋보이는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창기 샤오미는 온라인에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에 집중했다. 가성비 높은 샤오미 제품은 SNS를 타고 급속히 입소문이 퍼졌고, 샤오미의 팬층인 '미펀(米紛)'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충성 고객의 SNS 활동은 샤오미의 강력한 영업동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후발주자들의 공세로 중국 내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자 인도 등으로 시장 다각화에 나서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난해 1분기 13.1%에 불과했던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4분기 26.2%까지 상승해 진출 3년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은 1146억위안(19조4762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위안(2조733억원)을 거뒀다.
아울러 샤오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초연결시키는 사물인터넷(IoT)에 방점을 둔다는 점도 특징이다. 자체 운영체제이자 플랫폼인 ‘미유아이(MIUI)'에 TV· 자전거· 공기 청정기· 에어컨· 시계 등 200여 종 제품의 8500만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 및 설비가 연결돼 있다. 지난해 기준 MIUI 가입자는 3억명을 돌파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IoT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샤오미는 IPO로 조달한 자금 중 30%를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제품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44억위안, 190억위안"이라며 "신흥국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와 IoT 사업 부문 고성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지지하겠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샤오미, 다음달 홍콩증시 상장…레이쥔 회장 '대륙의 거부' 등극
29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샤오미는 다음달 9일 홍콩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샤오미가 이번 IPO로 조달하는 금액은 최대 61억달러(6조857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21억8000만주를 주당 17∼22홍콩달러(2435∼3151원)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의 총 기업가치는 539억~698억달러(60조5943억원~77조4573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초과배정옵션(그린슈)을 시행하면 최고 703억달러(약 79조312억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당초 예상되던 조달 규모인 100억달러(11조2420억원)와 기업가치인 1000억달러(약 112조4200억원)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
김선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샤오미가 당초 중국예탁증권(CDR)을 통한 중국증시로의 상장도 검토하면서 10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난 19일 중국 증시 상장을 잠정적으로 연기해 조달 규모가 축소됐다"면서도 "2년 만에 글로벌 최대 규모의 IPO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샤오미의 홍콩증시 상장은 홍콩증권거래소의 차등의결권 보장 조치에 따른 선택이다. 홍콩거래소는 샤오미 유치를 위해 25년 만에 상장 규정을 고쳐 신(新)경제 및 바이오테크 기업에 한해 최대주주나 경영진이 실제 보유한 지분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차등의결권을 허용하기로 했다. 샤오미는 홍콩증권거래소가 도입한 차등의결권 혜택을 받는 첫 기업이 될 전망이다.
샤오미 상장과 함께 지분 77.8%를 보유하고 있는 레이쥔 회장은 손꼽히는 중국 IT 거부가 된다. 리카싱(李嘉誠) 전 청쿵그룹 회장과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그룹 회장 등도 샤오미 주식 매입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륙의 실수' 샤오미, '대륙의 기적' 되기까지
2010년 설립된 샤오미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스마트폰인 '미(米) 시리즈'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좁쌀'이란 뜻의 기업명은 레이쥔 회장이 창업 멤버들과 함께 좁쌀죽을 먹으며 꿈을 키운데서 유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폰의 절반도 안 되는 파격적인 가격의 스마트폰 ‘미원(Mi1)'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한 결과, 2014년에는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후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공기청정기 '미에어', 보조 배터리와 태블릿PC인 '미패드'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IT업계에서는 온라인 중심의 사업 및 마케팅 모델을 샤오미의 성공비결로 꼽는다. 5%를 넘지 않는 저마진 정책과 함께 온라인 스토어 전용 판매 전략을 취해 돋보이는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사업 초창기 샤오미는 온라인에서만 제품을 판매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에 집중했다. 가성비 높은 샤오미 제품은 SNS를 타고 급속히 입소문이 퍼졌고, 샤오미의 팬층인 '미펀(米紛)'을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충성 고객의 SNS 활동은 샤오미의 강력한 영업동력으로 작용했다.
또한 후발주자들의 공세로 중국 내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자 인도 등으로 시장 다각화에 나서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지난해 1분기 13.1%에 불과했던 샤오미의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4분기 26.2%까지 상승해 진출 3년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매출은 1146억위안(19조4762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위안(2조733억원)을 거뒀다.
아울러 샤오미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모든 기기를 인터넷으로 초연결시키는 사물인터넷(IoT)에 방점을 둔다는 점도 특징이다. 자체 운영체제이자 플랫폼인 ‘미유아이(MIUI)'에 TV· 자전거· 공기 청정기· 에어컨· 시계 등 200여 종 제품의 8500만대 이상의 스마트 기기 및 설비가 연결돼 있다. 지난해 기준 MIUI 가입자는 3억명을 돌파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IoT 생태계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샤오미는 IPO로 조달한 자금 중 30%를 스마트폰과 TV, 노트북,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제품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원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44억위안, 190억위안"이라며 "신흥국 시장에서의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와 IoT 사업 부문 고성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을 지지하겠다"고 분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