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SPA가 초대형 매장을 고집하는 이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SPA가 초대형 매장을 고집하는 이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07.14585192.1.jpg)
그런데 이들 SPA 브랜드의 매장 전략은 상당히 비슷하다. 저가 옷을 취급하는데도 매장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초대형 매장도 운영한다. 저가 옷을 취급하다 보니 이윤을 많이 남기기 어렵기 때문에 초대형의 고급스러운 매장을 운영하면 손해가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소비자 심리를 고려한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SPA가 초대형 매장을 고집하는 이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AA.17120963.1.jpg)
SPA 브랜드가 초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취급하는 의류가 저렴하기는 하지만 싸구려 옷은 아니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보통의 아울렛 매장은 옷을 접힌 채 팔거나 심지어 수북이 쌓아 놓고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매장이 크면 옷을 다양한 방식으로 진열할 수 있다. 옷에 따라 마네킹에 입혀 전시할 수도 있고, 옷걸이에 걸거나 매대에 가지런히 올려놓고 전시할 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함으로써 싸구려 옷이라는 인상을 탈피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저가의 옷이지만 품질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SPA 브랜드 매장에는 여타 의류 매장과 달리 초대형 계산대가 있다는 점도 다르다. SPA 브랜드 매장에서는 고객 한 명이 여러 벌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보통의 고객은 계산대 줄이 길면 구매를 줄인다. 이 때문에 여러 벌의 옷을 구매한 고객들이 몰려와도 순식간에 계산을 마칠 수 있는 초대형 계산대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의류 매장 배치에도 치밀한 경제적 판단이 숨어 있다.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