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군무·합창… 뮤지컬 같은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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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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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닐로의 ‘옛날옛날에 왕자와 공주가 있었는데’로 시작하는 노래 역시 한 곡 안에 대사와 노래가 섞여 있다. 배우들은 춤까지 춘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느낌이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오페레타가 뮤지컬과 비슷한 특성이 있는 점을 고려해 뮤지컬에 특화된 극장에서 공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나(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와 그의 옛 애인 다닐로(바리톤 안갑성)는 오해로 인해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내려고 날카로운 대사를 주고받는다.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걸 한나와 다닐로는 직접 말하지 않고 각자 동화 속 이야기를 들려주며 확인한다. 2시간 가까이 이어가던 두 사람의 갈등구조가 후반부 단 한 번의 상황에 의해 급격히 풀리고 급히 마무리되기 때문일까. 독일어로 진행되기도 해 자막에 집중하지 않으면 두 사람이 어떻게 오해를 풀었는지 놓치기 쉽다.
공연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발랭시엔 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순영의 파격 변신이다. 평소 오페라에 등장하던 서정적이고 가녀린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신분의 비밀을 가진 발랭시엔이 3막에서 긴 치마를 걷어내고 짧은 치마에 흥겹게 몸을 흔들어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