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김동희 서울남부지검 공안부 검사(사법연수원 34기), 김해중 청주지검 여성·강력범죄 전담부 검사(35기), 변준석 울산지검 여성‧강력범죄전담부(42기) 검사 등 3명을 2018년 상반기 모범검사로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서 송치한 사건에 대해 철저한 추가조사를 통해 추가 혐의를 밝히거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는 사례가 여럿 있었다.

김동희 검사는 사체 미발견 아동 폭행치사 사건을 맡아 피의자에 대해 중형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냈다. 피의자들이 모두 범행을 부인하는 가운데서도 끈질긴 피의자 조사와 철저한 통화내역 분석 및 법의학 자문 등을 통해 피의자들의 거짓 진술을 입증해냈다.

김 검사는 또 친부로부터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에 대해 신변보호 조치를 함과 동시에 전문가 진술 분석 등을 실시해 친부의 범행을 입증해냈다. 중국선박이 영해를 통과해 불법조업을 하자 해양경찰이 민정경찰을 구성해 최초로 단속한 사건을 지휘한 경험도 높이 평가받았다. 철저한 법리검토를 통해 중국인 6명을 구속 기소해 유죄 판결을 받아냈다.

김해중 청주지검 검사는 성매매 알선 후 성매매 남성으로부터 강도를 당했다고 허위 신고한 무고 범죄자를 적발해냈다. 무고를 당한 당사자는 구속영장가지 청구 당해 자칫하면 억울한 옥살이를 할 수 있던 사건이었다. 김 검사는 공범 등을 추가조사하고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무고 범죄자를 역으로 구속기소했다.

김 검사는 청주 뚝방길 살인 사건을 맡아 경찰을 유기적으로 수사지휘해 피의자를 신속하게 검거했다. DNA 감정 및 포렌식 분석 수사 등 과학 수사를 통해 피의자들의 범행을 입증했다. 지적 장애인 성매매 사건에서도 자발적 성매매라는 당사자 진술에 의혹을 제기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피의자가 지적 장애인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사실을 적발, 구속기소했다.

특히 김 검사는 한 사건 한 사건에 정성을 들여 수사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던 폐기물 처리업자의 폐기물 무단 투기 사건을 맡아 경찰에서 확인된 일부 혐의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농민 추가 조사나 투기 지역 현장조사 및 굴착 등 적극 수사를 펼쳤다. 이에 1000이상의 추가 범행을 확인해 폐기물 처리업자를 구속 기소할 수 있었다.

변준석 울산지검 검사는 경매방해 사건을 경찰에서부터 송치받은 후 이를 그대로 기소하지 않고 재지휘 수사에 나섰다. CCTV 분석, 통화‧계좌내역 조회, 디지털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추가 공범 3명을 밝혀냈다.

또 경찰이 피의자가 고소인을 공갈·감금했다는 혐의로 구속 송치한 사건을 보완조사가 피의자가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오히려 고소인이 무고를 한 것이었다. 검찰의 보완조사가 없었다면 억울한 피의자가 생길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변 검사는 또 경찰에서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면서 속칭 ‘바지사장’을 실업주라고 보고 송치한 사건에서도 추가 수사를 통해 실제 업주를 확인해내는 쾌거를 올렸다. 경찰 수사만 믿었다면 실제 업주는 버젓이 성매매를 계속할 수 있던 사안이었다. 외국인 장애인 피해자의 성범죄 사건에서도 보완조사를 통해 가해자의 거짓 진술을 입증해내기도 했다.

이번 모범검사 사례에서는 경찰의 수사를 검찰이 재지휘하거나 보완조사해 다른 결과를 이끌어 낸 사례가 여럿 있었다.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 이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없다는 게 현직 검사들의 지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한 사건을 그대로 종결했다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었는데 이를 검사가 면밀히 수사해 진실 규명을 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검은 1997년부터 전국 검찰청의 추천을 받아 상·하반기마다 모범검사 3명을 선정하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