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 정치인 조모 씨가 고 장자연을 강제추행한 자리에 동석했던 장자연의 동료 배우 윤모 씨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고 장자연과 같은 소속사에 소속됐던 윤 씨는 KBS, JTBC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성추행 목격담을 폭로했다.

윤 씨는 그날의 분위기를 “기업인들도 있었고, 정치인들도 있었고, 모르는 사람도, 아는 사람도 많았다. 낯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 씨가 테이블에서 춤을 추고 내려오는 장자연의 손목을 잡아당겨 무릎 위에 앉히고 강제로 추행했다"고 밝혔다.

2009년 수사 당시 윤 씨는 동석자들의 자리 배치까지 그렸지만 검찰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조 씨를 본 이후 저 분이라고 확정을 짓고 말씀 드렸다"며 "그분이 한 행동에 대해선 번복한 적이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치인 조 씨는 첫 수사 당시 술자리에 있지도 않은 증인을 내세워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당시 수사팀은 이를 확인하고도 조씨를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자연의 동료 윤 씨는 당시 13차례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이 가해자로 지목된 조 씨를 더 믿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자연과 같은 회사에 소속됐다는 이유,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는 이유로 드라마, 영화 등에서 퇴출됐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장자연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처럼 다가왔다"며 "그대로 말했는데 덮이는 것을 보고 두려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 씨의 당시 진술조서 등을 검토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조 씨에 대한 검찰 재수사를 권고했다. 재수사에 착수한 서울중앙지검은 한달 여 간의 수사로 9년 전 결론을 뒤집었고, 사흘 전 조 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한편 장자연은 2009년 3월 유력 인사들의 성상납 강요와 폭력을 당했다는 친필 편지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쓴 편지에는 일명 '장자연 리스트'라 불리는 유명 인사의 명단이 함께 공개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사건 당시 경찰은 리스트 속 인사들에 수사를 했지만 의혹이 제기됐던 유력인사 10여 명은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고 장자연의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가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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