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1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 미사일 등을 1년 안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후속 논의를 앞두고 대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비핵화 시간표는 따로 없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발언과 온도 차가 나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미국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 등에 출연해 “우리는 물리적으로 1년 내 엄청난 양의 북핵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 방안을 두고 조만간 북한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는 6일께 미·북 간 후속회담을 위해 방북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북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북한 비핵화의 주요 과정을 마치겠다”고 했다가 최근 “구체적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처럼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메시지가 다른 것을 두고 두 사람 간 역할 분담인지, 기싸움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 전문가들이 생화학, 핵 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험장 등의 전면적 공개에 대한 북한의 협력을 전제로 프로그램을 고안했다”며 “물리적으로 1년 이내에 엄청난 양의 (북한의) 프로그램을 해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하고 협조한다면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신속히 해체한다면 한국과 일본 등의 대북제재 해제와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선 “논의가 신속히 이뤄지는 걸 원할 것”이라며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리에게 해준 조언이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임 행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싱가포르 회담 당시 합의했던 내용을 신속히 이행하고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정보국(DIA)이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핵탄두와 주요 비밀 핵시설을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와 관련해선 “정보사항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볼턴 보좌관은 “이 내용을 확인한다면 적들에게 많은 정보를 주게 돼 미국에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범위의 역량을 가동하고 있다는 정도로 말하겠다”고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