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제조업체 사조해표가 2일 급락장 속에서도 20% 이상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오히려 이 회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날 사조해표는 2450원(22.79%) 오른 1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는 등 초강세를 유지한 끝에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식용유업체 사조해표 장중 상한가
독립 리서치회사인 리서치알음의 최성환 연구원은 “수입한 대두(콩)로 식용유를 제조하는 사조해표는 국제 대두 가격 움직임에 실적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에 대두 가격이 급락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날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만기 대두 선물은 1부셸(27.2㎏)당 859센트에 거래됐다. 지난 5월24일 1041.5센트에서 17.5% 하락했다. 미국이 연간 500억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첨단제품 1333개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도 보복 조치로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등에 25% 추가 관세를 매기기로 한 데 따른 영향이다. 양국의 추가 관세는 오는 6일부터 적용된다.

세계 최대 대두 소비국인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줄이고, 올해 대두 작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대두 가격은 올해 내내 800센트대를 유지할 전망이다. CBOT에서 내년 3월 만기 대두 선물은 895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대두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환율이 안정되면 사조해표는 올해 영업이익 147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조해표는 사조산업(23.85%)과 특수관계인이 지분 50.34%를 갖고 있다. ‘해표’라는 브랜드로 식용유를 판매한다. 지난해 국내 식용유 시장 점유율은 30.4%로 CJ제일제당(33.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 6534억원에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실적이 개선되면 높은 자산가치도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분기 기준 사조해표는 현금성 자산 142억원, 사조대림 등 관계사 지분 810억원, 토지 및 건물 650억원 등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160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94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