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파업 여부·일정 결정할 듯
 현대차 7년 연속 파업 '코앞'… 노조 파업투표 66% 찬성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과 관련한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노조는 2일 전체 조합원 5만417명을 대상으로 파업 돌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 결과, 4만4천782명(투표율 88.82%)이 투표해 3만3천84명(재적 대비 65.62%)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중앙노동위원회가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쳐 2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린 터라 노조는 당장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노조는 파업 일정을 논의 중이며, 3일 오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파업 여부와 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노조는 상급노조인 금속노조의 총파업에 동참해 오는 13일 6시간 파업을 확정한 상태다.

노조가 올해 파업에 돌입하면 7년 연속이다.

노조는 지난 5월 3일 상견례를 하고 올해 임협을 시작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교섭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는 지난달 20일 12차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교섭에서 기본급 대비 5.3%인 11만6천27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했다.

또 수당 간소화와 임금체계 개선, 조건없는 정년 60세 적용,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철회 등을 주장했다.

노조는 사회 양극화 해소와 동일노동 동일임금 쟁취를 위한 특별요구안으로 사내하청 임금 7.4% 인상, 하청업체 부당계약 등 공정거래법 위반 근절대책 마련, 납품단가 후려치기 근절 등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기본급 3만5천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200%+1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일괄제시안을 이날 교섭 테이블에 올렸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올해는 특히, 광주광역시가 제안하고, 현대차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광주형 일자리를 놓고도 갈등을 빚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1천㏄ 미만인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사업에 2대 주주로 참여해 530억원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를 강행하면 임협과 연계해 강력히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경제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폭탄'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에서 현대차 파업은 경제불황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며 "노사가 한 걸음씩 물러서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사는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하면서 1차례 잠정합의안 부결과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기는 진통 끝에 타결했으나 이 과정에서 노조는 모두 24차례의 파업을 벌였고, 차량 7만6천900여 대에 1조6천200여억원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