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세계 3위 경제대국 될 것… 韓, 협력관계 구축해 中 의존도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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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과 한국·인도 협력의 미래 세미나
경제인문사회硏·대외경제정책硏 공동 주최 / 한경 후원
對인도 관계는 文정부 경제정책 핵심
8~11일 국빈방문 통해 '최고의 동반자' 관계 설정을
과학기술 협력부터 시작해 거대 소비시장 개척해야
경제인문사회硏·대외경제정책硏 공동 주최 / 한경 후원
對인도 관계는 文정부 경제정책 핵심
8~11일 국빈방문 통해 '최고의 동반자' 관계 설정을
과학기술 협력부터 시작해 거대 소비시장 개척해야
“인도와의 경제협력은 문재인 정부 대외 경제정책의 핵심 축 중 하나입니다. 뉴 인디아(India)와 하루빨리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일 열린 ‘신남방정책과 한·인도 협력의 미래 세미나’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인도와의 협력 시너지효과를 배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이 세미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앞두고 열렸다.
김현철 보좌관은 기조연설에서 “인도는 2025년께 세계 경제 규모 3위의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에 이은 대통령 방문이 거대 소비시장이자 생산기지인 인도를 개척하는 첫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인도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대(對)인도 관계 따라잡아야”
전문가들은 이때까지 한국이 대인도 관계에 지나치게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재영 KIEP 원장은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인도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지만 초기 성공에 자만해 뒤처지게 됐다”며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일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각국에서 온 외교 전문가들은 대인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자국의 노력을 앞다퉈 소개했다. 리샹양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전략연구원 원장은 “인도와 국경분쟁을 비롯해 다양한 갈등이 있었지만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관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글레프 이바셴초프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도 “러시아에 거주하는 인도인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금액이 중국을 넘어설 정도”라며 “에너지와 방산분야 등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도 사랑’은 특히 각별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차관은 “일본과 인도 정상은 매년 상대국을 오가며 정상회담을 한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지난해 인도에 1900억엔에 달하는 차관을 ‘50년 만기 연 0.1% 금리’라는 파격 조건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인도 경제 규모가 2050년께 미국을 앞설 것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동반자’로 대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간나트 판다 인도국방전략연구소 동아시아센터장은 정상회담 정례화 등으로 양국 관계의 물꼬를 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판다 센터장은 “양국 협력관계가 구축되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가 보유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 지분을 이용해 한국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력 시너지 효과 배가해야”
인도는 2014년 동아시아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을 수립했다. 한국도 핵심 국가 중 하나다. 조충제 KIEP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한·인도 관계를 상시 조율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측 전문가들도 이번 국빈 방문에 기대를 나타냈다.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산딥 미슈라 인도 네루대 교수는 “인도는 파키스탄 문제, 한국은 북한 문제로 서로에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경제 문제뿐 아니라 북핵 문제에서도 한국을 도울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는 ‘과학기술 중심의 유기적 협력’이 제시됐다. 김봉훈 한양대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장은 “인도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세계 2위에 이를 정도로 디지털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며 “인도의 우수한 인재와 공학기술을 활용해 과학기술 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한국과 인도가 함께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운용하는 식이다. 조 위원은 양국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한·인도 협력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도 진출에 성공한 기업인의 조언도 이어졌다. 박동성 효성 고문은 인도를 “진입 장벽은 높지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효성은 1994년 인도 뭄바이에 첫 사무소를 열었다. 지난 7월 인도 현지에 5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착공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박 고문은 “인도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기업인이 많지만 현지의 유능한 인재와 기업을 과감히 신뢰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일 열린 ‘신남방정책과 한·인도 협력의 미래 세미나’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인도와의 협력 시너지효과를 배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한 이 세미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앞두고 열렸다.
김현철 보좌관은 기조연설에서 “인도는 2025년께 세계 경제 규모 3위의 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에 이은 대통령 방문이 거대 소비시장이자 생산기지인 인도를 개척하는 첫걸음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인도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대(對)인도 관계 따라잡아야”
전문가들은 이때까지 한국이 대인도 관계에 지나치게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이재영 KIEP 원장은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인도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지만 초기 성공에 자만해 뒤처지게 됐다”며 “한국의 대인도 투자는 일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각국에서 온 외교 전문가들은 대인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자국의 노력을 앞다퉈 소개했다. 리샹양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전략연구원 원장은 “인도와 국경분쟁을 비롯해 다양한 갈등이 있었지만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관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글레프 이바셴초프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 부위원장도 “러시아에 거주하는 인도인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금액이 중국을 넘어설 정도”라며 “에너지와 방산분야 등을 중심으로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도 사랑’은 특히 각별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차관은 “일본과 인도 정상은 매년 상대국을 오가며 정상회담을 한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지난해 인도에 1900억엔에 달하는 차관을 ‘50년 만기 연 0.1% 금리’라는 파격 조건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인도 경제 규모가 2050년께 미국을 앞설 것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동반자’로 대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간나트 판다 인도국방전략연구소 동아시아센터장은 정상회담 정례화 등으로 양국 관계의 물꼬를 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판다 센터장은 “양국 협력관계가 구축되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가 보유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 지분을 이용해 한국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력 시너지 효과 배가해야”
인도는 2014년 동아시아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신동방정책(Act East Policy)을 수립했다. 한국도 핵심 국가 중 하나다. 조충제 KIEP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한·인도 관계를 상시 조율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측 전문가들도 이번 국빈 방문에 기대를 나타냈다.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한 산딥 미슈라 인도 네루대 교수는 “인도는 파키스탄 문제, 한국은 북한 문제로 서로에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도가 경제 문제뿐 아니라 북핵 문제에서도 한국을 도울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으로는 ‘과학기술 중심의 유기적 협력’이 제시됐다. 김봉훈 한양대 글로벌 연구개발(R&D)센터장은 “인도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수가 세계 2위에 이를 정도로 디지털 잠재력이 높은 국가”라며 “인도의 우수한 인재와 공학기술을 활용해 과학기술 협력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한국과 인도가 함께 위성항법시스템을 개발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운용하는 식이다. 조 위원은 양국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한·인도 협력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인도 진출에 성공한 기업인의 조언도 이어졌다. 박동성 효성 고문은 인도를 “진입 장벽은 높지만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효성은 1994년 인도 뭄바이에 첫 사무소를 열었다. 지난 7월 인도 현지에 5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착공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다. 박 고문은 “인도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기업인이 많지만 현지의 유능한 인재와 기업을 과감히 신뢰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