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 "원유 공급 안정 위해 기꺼이 증산"
걸프의 주요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국제 원유 시장의 안정을 위해 산유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 내각은 이날 살만 국왕이 주재하는 회의를 연 뒤 낸 보도자료에서 "사우디는 원유 수급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하다면 유휴 산유 시설을 기꺼이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UAE 국영석유사 ADNOC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원유 생산 능력을 현재 하루 평균 330만 배럴에서 올해 말까지 350만 배럴로 늘릴 충분한 여력이 있다"면서 "원유 공급량 부족을 해소하는 데 UAE가 도울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다.

UAE의 지난달 하루 평균 산유량은 287만 배럴이었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장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합의한 증산 수준(일일 100만 배럴)을 지키기 위해 7월 1일부터 노력해야 한다"면서 "준수 여부를 OPEC과 주요 산유국이 구성한 공동위원회가 전반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이기도 한 이들 산유국의 증산 약속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OPEC을 맹비난한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OPEC이 석유시장을 조작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 나라를 보호하고 있으므로 그들은 (시장 조작을) 멈추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제재 복원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한되면 공급량이 적어져 유가가 상승할 것이므로, 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 등이 산유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살만 사우디 국왕에게 전화해 일일 200만 배럴을 더 생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살만 국왕은 3일 내각 회의에서 이 통화의 내용을 설명했으며 내각도 세계 주요 산유국과 건설적으로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