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대응 심포지엄 부산서 열려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1세 말에는 우리나라 해수면이 약 1m 상승해 여의도 면적의 300배에 해당하는 육지가 물에 잠기고 태풍의 위력도 강해져 연안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의 현황을 살피고 연안재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4일 국립해양조사원 주최로 부산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서 해양조사원은 최근 40년간 전 세계적으로 매년 2㎜가량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최근 28년간 매년 2.96㎜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해수면 1m 상승하면 부산 해수욕장·신항 일부 침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철호 연구원은 2006~2100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해수면 상승 폭은 최대 62㎝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교욱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세기 말까지 해수면이 약 1m 상승해 우리나라는 여의도 면적의 300배에 이르는 지역이 침수되고 125만명이 생계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60조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부산과 같은 연안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과 폭풍 해일과 같은 기후변화에 아주 취약하므로 범람과 침수 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주요 산업, 공항·항만·도로 등 기반시설, 주거지역, 생물서식지 대부분이 연안에 위치해 기후변화가 미칠 사회·경제적 악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해수면 1m 상승하면 부산 해수욕장·신항 일부 침수"
2003년 태풍 매미 내습 때 부산 연안에서 발생한 피해는 12시간 만에 900억 원에 달했고 2010년과 2011년 비교적 약한 태풍이 닥쳤을 때도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해운대 마린시티 일대 아파트 침수, 차량과 도로 파손 등의 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들었다.

송 연구위원은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부산의 7개 주요 해수욕장과 다대포항, 남항, 부산신항 남쪽 등이 침수되고 해수면이 2m 상승한 상태에서 매미급의 강한 태풍이 닥치면 북항, 부산역, 신항 북쪽 지역까지 침수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해수면 1m 상승하면 부산 해수욕장·신항 일부 침수"
이런 기후변화와 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바닷물의 범람과 침식을 막는 구조물을 설치하되 앞으로 닥칠 슈퍼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구조물의 설계기준을 강화하고 기존 시설물의 보강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송 연구위원은 말했다.

또 구조물은 미래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인프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담당하도록 건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 영향에 노출되는 위험지역에 대한 토지이용계획, 건축규제 등 재해 관련 규정과 법규를 정비함으로써 부적절한 개발을 제어하고 건축선 후퇴 기준을 마련하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비구조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윤성순 해양정책연구실장은 2008~2012년 연안재해 피해액이 4천315억 원이며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77.6%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윤 실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연안재해 대응 전략으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시민의 참여 확대, 기술과 정책 그리고 해양과 육지의 공간을 비롯해 대응시설과 장비, 인력, 물자 등 자원의 통합적 관리 등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