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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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6월 해외시장에서 완성차를 40만대 이상 출하하는 등 개선된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부진으로 인한 기저효과와 판매대수 상승에 따라 단기적으로 주가 반등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 소매판매의 상대적 부진과 현지 자동차 시장 재고상황을 나타내는 중국 자동차 재고경보지수에 비춰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6월 판매대수가 국내 5만9494대, 해외 35만4728대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 19.4%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대차의 6월 중국 도내판매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148.4%나 증가한 8만7052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대차 주가는 5월 이후로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주가는 25% 넘게 하락해 16만원대에서 11만원대(4일 종가 기준)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의 출하 대비 낮은 소매판매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소매판매부진, 재고증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 6월 중국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2% 늘어난 5만133대에 그쳤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부품업 전반의 낮은 기저효과에 힘입은 막연한 회복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할 수 있겠지만 현재도 진행중인 완성차 실적 추정치 하향이 멈춘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늘어난 6월 중국 재고경보지수도 자동차 업계에 부정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재고경보지수는 수치가 높을 수록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음을 뜻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6월 중국 재고경보지수는 59.2%로, 전월 대비 5.5%포인트, 전년 동월 대비로는 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항목별로 시장수요지수 36.7%, 일평균판매량지수 39.7%, 종사자지수 47.8%, 경영상황지수 36.8%를 기록해 전월보다 전반적으로 지표가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남부 지방의 더운 날씨와 6월 중국 대입 시험으로 인한 방문객 수 감소,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량 구입 계획 이연, 수입차 과세 인하와 베이징 수입차 라이선스 발급 제한 등이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부로 중국의 수입차 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되는 반면 오는 6일부터는 미국산 차량에 대해 보복관세 25%가 부과되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이번 관세 인하로 차량 가격이 내릴 것으로 기대해 7월에는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부품 및 완성차 수입 관세로 인해 로컬화 전략의 효과가 낮아지고 있어 현대차그룹은 이를 감안한 신차 전략을 새롭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 국내 완성차는 규제완화와 수혜가 예상되는 일본, 유럽 메이커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내수, 미주, 서유럽 지역 현대차 판매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고 신흥국 판매증가 효과가 나타났지만 이는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으로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 도내판매와 미국 현지판매가 기저효과에 힘입어 증가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국면이 지나갔다는 판단이다.

문 연구원은 "신형 산타페가 6월부터 미국공장에서 생산개시 된 만큼 올 하반기에는 미국 판매 증가세와 인센티브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27분 현재 현대차는 전날보다 1500원(1.26%) 오른 12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회사의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1만8000원까지 하락했으나 오후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