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에서 방영 중인 수목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사진)의 인기에 서점가에도 ‘김비서’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소설에서 시작해 웹소설로 연재됐고 웹툰, 드라마로 가공됐다가 다시 소설로 관심이 되돌아오고 있다. 7월 첫째주 인터파크도서에서는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 1권과 2권이 스테디셀러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제치고 5위권 내로 진입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에 이어서다. 만화부문 1, 2위는 만화 《김비서가 왜 그럴까》 1, 2권이다. 연령별로 30대의 구매 비중(39.7%)이 가장 높았고 40대(28.4%)와 20대(22.0%)가 뒤를 이었다.

서점가로 다시 옮겨붙은 드라마 '김비서가…' 인기
2013년 처음 소설로 출간됐고 2014년부터 3년간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로 연재된 작품이 서점가에서 책으로 다시 인기를 끄는 것은 최근 드라마로 재탄생하면서 화제의 중심에 올라섰기 때문. 박서준 박민영을 주연으로 내세운 이 드라마는 지난달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뒤 지상파 수목드라마들이 줄줄이 5% 아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홀로 7~8%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서점가로 다시 옮겨붙은 드라마 '김비서가…' 인기
소설, 만화, 드라마 등 같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다른 플랫폼에서 모두 인기를 얻는 경우는 흔치 않다. 재력을 갖추고 얼굴도 잘생긴 부회장과 수년간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의 전설 김비서의 ‘퇴사 밀당 로맨스’라는 줄거리도 어찌 보면 유치하다. 그럼에도 소설에서 출발해 살아있는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가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영 인터파크도서 만화 상품기획자(MD)는 “육아와 직장 일에 지친 30대가 현실에서는 이뤄지기 힘든 사랑 이야기에서 마음으로나마 보상받는 심리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