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음식점 2000곳 돌며 찾은 '대박집' 노하우
5년 생존율 27%. 국내 음식점 4곳이 문을 열면 5년 지나 3곳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많은 사람이 먹거리 장사에 뛰어들지만 성공 확률은 낮다. 《왜 유독 그 가게만 잘될까》엔 전국 2000여 곳의 음식점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저자가 발견한 ‘대박’의 비결이 담겨 있다. 27세에 롯데그룹 ‘TGI FRIDAYS’ 최연소 점장으로 발탁된 저자는 이후 본죽, 죠스떡볶이, 바르다김선생 등 다양한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매장 운영과 서비스, 직원 관리 매뉴얼을 제작하며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품질경영 시스템 전문기업 (주)외식인을 설립해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고양 주꾸미집, 천안의 짬뽕가게, 광주 죽전문점, 담양 돼지갈비집, 부산 분식집 등에서 건져올린 생생한 노하우를 전한다. 잘되는 가게의 가장 큰 공통점은 직원이 성장하는 데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제1 고객은 직원’을 1장 제목으로 단 이유기도 하다. 서비스는 무료 음료가 아니다. 진정한 서비스는 함께 일하는 매장 직원의 만족에서 나온다는 것이 ‘발로 뛴’ 저자의 결론이다. 대박집은 하나같이 직원이 알아서 일을 찾고 오래 함께하면서 가게가 성장하는 걸 보람을 느끼는 곳이었다. 이를 위해 매출 일정 부분을 직원에게 돌려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거나 메인 서버에게 서비스 자율권을 주는 방법이 있다. 단골손님에게 별도 서비스를 제공할 권한을 직원에게 주는 것이다. 장사 성패가 달린 재방문율을 올리는 방법도 눈길을 끈다. 맞춤형 서비스와 공간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신규 손님을 창출하는 데는 기존 손님을 유지하는 것보다 다섯 배 이상 비용이 든다.

많은 강연 경험을 바탕으로 글도 말하듯이 쉽게 썼다. 매출을 끌어올리는 메뉴 구성법, 팔고 싶은 메뉴를 팔게 하는 추천 판매법, 2인 손님을 2인용 테이블에 앉히는 방법 등은 현장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팁이다. ‘사장이 마음놓고 자리를 비울 수 있는 가게는 반드시 성공한다’ ‘최고 자산이자 최대 이윤은 사람이다’ ‘사장이 뛰어야 직원이 걷는다’ ‘맛은 30%, 나머지 70%가 가게의 운명을 결정한다’ 등의 명제들은 음식점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 접목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