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외환보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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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태 논설위원
![[천자 칼럼] 외환보유액](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AA.17194819.1.jpg)
한국인들에게 ‘외환’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보다도 1997년 외환위기일 것이다. 그해 12월 외환보유액은 39억달러로 대외 부채를 갚을 수 없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말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외환위기 때에 비해 100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IMF가 권고하는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액(3814억~5721억달러) 수준이기도 하다.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과거 국내 금리가 미국에 비해 월등히 높던 시절엔 외환매입을 위해 발행한 통화안정증권 금리가 미 국채금리보다 높아 외환보유 비용이 적잖게 들기도 했다. 물론 미국보다 국내 금리가 낮아진 요즘엔 이런 사정이 반대가 됐다.
유동성 역시 외환보유 규모 못지않게 중요하다. 급할 때 현금화할 수 없다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를 넘어 세계 1위인 중국이지만 이 중 3분의 1가량은 유동성이 거의 없는 자산이라는 주장도 있다.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기라도 하면 중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노력하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작용했을 수 있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