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 주 해변에서 특정 화학물질을 함유한 자외선 차단크림(썬스크린)을 바르는 행위가 주(州) 법으로 금지된다.

데이비드 이게 하와이 주 지사는 산호초와 해양생물 보호를 위해 유해 화학성분이 들어간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미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변에서 자외선 차단제 사용을 금하는 법률은 하와이 주가 미국 내에서 처음이다.

이 법률은 2021년 1월부터 발효한다.

앞서 하와이 주 의회는 해양 생물의 폐사, 백화현상 등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옥시벤존, 옥티노세이트 등의 화학물질이 함유된 자외선 차단제의 판매와 유통,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와이 해변서 자외선 차단크림 못 바른다… "해양생물 보호"
다만, 의사의 처방에 의한 자외선 차단제는 사용 금지 품목에서 제외된다.

하와이 주가 사용 금지한 자외선 차단제는 시중에 유통되는 여러 종류의 썬스크린 제품 가운데 약 70%를 차지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이게 지사는 "이번 입법은 하와이 주 해안선과 자연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자원인 하와이에 산다는 건 축복이지만 그만큼 우리 환경은 부서지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률이 세계적으로 산호초 보호를 위한 진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게버드 주 의원은 이번 조처가 세계 최초라고 주장했다.

앞서 비영리 과학단체 하이레티쿠스 환경연구소는 인체에 자외선 침투를 막는 화학물질인 옥시벤존과 옥티노세이트가 해양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 화학물질은 어린 산호의 백화현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현상은 수온이 올라 산호 내에서 자라는 조류가 죽고 다른 해양 생물의 먹이가 사라질 때 발생한다.

환경오염 독성학저널 아카이브에 실린 논문에는 매년 1만4천t의 자외선 차단제가 해변 산호초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와이 해변서 자외선 차단크림 못 바른다… "해양생물 보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