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가 인천 직매장에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가구 유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가 인천 직매장에서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가구 유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스튜디오삼익은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창업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구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본격 영업 첫해인 올해 매출 목표를 200억원으로 잡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은 소파 침대 식탁 등이다. 창업 당시 목표는 ‘1년 내 월 주문매출 10억원을 올리는 것’이었다. 이 회사의 최정석 대표(46)는 “올 들어 매출이 늘기 시작해 월평균 20억원(주문매출 기준)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올 매출은 2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한 지 10년 된 가구업체들도 이 정도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두각을 나타낸 것일까.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 온·오프 결합한 가구유통… 올 매출 목표 200억
최 대표는 이를 세 가지 측면에서 풀이했다. 첫째, 융합형 인력에 의한 팀워크다. 최 대표는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오프라인매장 운영, 배송, 국내외 상품기획·개발, 마케팅, 온라인영업, 고객관리, 멀티브랜드 운영경험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본 노하우가 있다”며 “각자가 복합적인 업무(멀티태스킹) 수행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 명이 개발과 영업 혹은 디자인과 영업기획업무를 다룰 수 있다. 회사에서도 이를 권장하고 교육시킨다. 이는 곧 조직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 스피드경영이다. 이 회사는 철저한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과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직원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해 현장에서 곧바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상품기획에서 제품화, 촬영, 판매 시작까지 4~6주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셋째, 온라인 생태계의 ‘틈새시장(니치마켓)’ 공략이다. 대형가구 및 인테리어 업체들은 오프라인 중심의 생산·영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사업의 중심축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기가 부담스럽다. 반면 일반적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는 고객과 시장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가구라는 특정 제품에 대한 상품기획과 조달, 관리, 영업에 직접 관여하는 데 서투르다.

최 대표는 양쪽을 겸비했다. 가구유통전문가면서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다. 대학 졸업 후 1995년부터 10년간 이랜드 유통사업부에서 물류, 마케팅기획, 가구 상품기획자(MD) 역할을 수행했다. 2005년부터 2006년까지는 영국계 가정용품 업체인 B&Q에서 선임구매팀장을 맡아 가구 주방 등 열 가지 품목을 담당했다. 직접 창업해 소파를 수입해서 판매도 해봤다. 최근 8년 동안 온라인 비즈니스 위탁운영 공급자 업무도 경험했다.

이 과정에서 상품기획·발주·품질관리·영업·관리·재고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했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공장이 어떤 제품을 잘 만드는지, 품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공장(혹은 물류창고)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방법도 익혔다.

제품을 직접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는 소비자를 위해 인천에 오프라인 직매장도 열었다. 3층 규모인 이곳은 전시장 겸 직매장이다. 스튜디오삼익이 추구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비즈니스’의 연구실이자 성장의 거점이기도 하다. 수도권에 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제 가구사업의 경쟁력을 공장 규모로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원하고 이를 충족시킬 제품은 어디서 잘 만드는지 아는 ‘노웨어’와 ‘실행하고 조합하는 능력’이 핵심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은 국내 및 중국, 베트남 등 경쟁력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도 할 수 있다. 그는 “요즘 가구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